노출의 딜레마

부자가 되고 싶었다. 막연한 욕심이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쥐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시간과 에너지를 온전히 나에게 쓸 수 있는 삶,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일하며 살고 싶었다. 그렇게 자산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거나, 나만의 일을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하지만 자산이 자산답게 움직이기까지는 자본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나만의 사업을 한다는 건 곧 '노출'이라는 새로운 부담과 마주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특히 직장인으로서의 나와, '무언가를 시작한 사람'으로서의 나 사이의 거리감은 컸다. 조심스럽고, 망설여지기도 한다.

5년 전만 해도 퇴직까지 별 의심 없이 다닐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월 수익이 월급을 넘어서고, 흐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그만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물론 여전히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꽉 막힌 공간에 갇혀 있는 듯한 답답함과 '나는 이걸로 충분한가?' 싶은 한계를 느낀다.

주식도, 부동산도 해봤다. 수익도, 손실도 경험했다. 하지만 그동안 배운 다양한 것들 중에 결국 나를 진짜로 바꿔놓은 건 'NLP 교육'이었다. 내 안의 인식을 바꾸고, 타인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래서 지금은 그 변화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브랜딩'이라는 숙제가 생겼다.

내 이름을 내건 콘텐츠, 나를 드러내야 하는 마케팅.
그 모든 건 직장인으로서의 나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온라인 세계에서 배운 다양한 것들이 회사에서 성과를 내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것들이 오히려 '겹치지 않게', '들키지 않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현실은 나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몰래 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확 드러내기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빠르게 노출되는 마케팅보다, 시간을 들여 신뢰를 쌓는 브랜딩.
손해 보는 것 같아도, 멀리 보면 더 안전하고 단단한 길이라고 믿는다.

직장 아니면 사업.
A 아니면 B.

그렇게 나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 둘이 '적'이 아닌 '동료'가 될 수 있는 제3의 방식, 'C'의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