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 Designeer Nov 26. 2019

당신은 왜 그 일을 하는가?

독서노트 #5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

  "나는 이 회사에 다니는 게 부끄럽다."
  직원 중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는 대단히 절제된 표현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직원으로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자신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직원이 고객을 어떻게 대하게 될까? 마치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오는 진흙 덩어리와 같다. 내리막의 맨 끝에 있는 사람은 엄청나게 커진 흙더미에 깔리게 된다. 기업의 경우, 대개 내리막의 맨 끝에 있는 사람은 바로 '고객'이다.

  나는 이 기분을 잘 안다. 나는 이런 감정을 두 번 느껴보았다. 처음에는 나의 왜곡된 인식과 너무나 높은 이상치에 못 미치는 회사의 실태를 다른 사람 대비 나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한 결과였다. 두 번째 느낀 경우는, 외부에 드러내는 홍보 이미지와 회사 내부의 진면목의 극심한 불일치에 따르는 격차로 더 이상 회사에 몸담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결과였다. 역시 직원이 느끼는 감정의 끝은 고객으로 귀결되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경험이었다.



  우리는 자신과 어울리는 문화 속에서 더 잘하는 법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이 반영되는 장소에서 더 잘 해내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만을 원하는 사람과 거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과 거래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그래서 자신이 자연스럽게 성공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일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 문화의 가치관과 신념이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떨까? 회사 역시 일종의 문화다. 하나의 가치관과 신념으로 묶인 사람의 무리라는 말이다. 회사를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은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다. 회사를 강하게 하는 것은 크기나 힘이 아니라 문화다. CEO에서부터 접수계 안내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하는 강력한 신념과 가치관이다. 그래서 다음의 논리가 가능하다. 단지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의 소유자를 뽑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회사와 동일한 신념을 지닌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너무나 이상적인 이야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기업 채용 시 자신만의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내세워 인성검사에서 걸러내는 방식이 어쩌면 이러한 동일한 신념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뽑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나 대표 및 회사의 신념과 일치하는 직원을 뽑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채용과정에서 면접관들조차도 회사 신념이나 가치관과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움직이고 일이 진척되게 하는 방법으로 '조종' 대신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내가 가진 상상력과 꿈을 다른 이들에게 전염시키는 것, 즉 '영감'의 기법을 이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영감의 방법이 바로 골든서클이다. 골든서클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 기본은 이것이다. 중심에서부터 출발하라! ... '왜(WHY)'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을(WHAT) :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 조직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안다. ... 자기들이 무엇을 파는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쉽사리 설명한다.

  어떻게(HOW) : 기업과 조직, 그리고 그 안에 몸담은 종사자들 중 상당수는 자기가 일을 '어떻게' 하는지 안다.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독창적인 프로세스를 보유했다, 특별한 판매 제안을 한다 등등, 그걸 뭐라 부르든 자기 것이 경쟁자의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낫다는 것을 설명하는 개념들을 갖고 있다.

  왜(WHY) : 기업이든 거기 몸담은 개인이든, '왜 이일을 하는가?'에 대해 망설임 없이 분명하게 설명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 '돈을 벌기 위해서.' 하지만 그것은 목적이 아니다. 결과일 뿐이다. '왜?'라는 질문이 원하는 것은 이유, 목적, 신념 같은 것이다. 당신 회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매일 아침 당신은 무엇을 위해 달콤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가? 그토록 애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Golden Circle

  이 책의 저자 사이먼 사이넥의 핵심 주제는 결국 골든서클의 중심, 'WHY'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What이나 How가 아닌 Why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이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CEO의 임무는 '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왜'가 줄줄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다. '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설파하는 것이다. 회사의 믿음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왜'는 목적이고 회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이를 나타내는 목소리다.

  회사의 규모가 크든 작든 CEO의 '왜'가 잘 드러나는 기업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자신만의 미션과 비전을 고수하려고 노력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왜' 타입은 드리머(Dreamer), 즉 꿈꾸는 사람이다 때로 과도한 상상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자신이 상상하는 모든 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거라고 믿는 극도의 낙관주의자들이기도 하다. 반면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에 더 많이 사는 이들은 '어떻게' 타입들이다. 이들은 현실주의자이며, 실용적인 일에 대해 더 분명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왜' 타입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 이를테면 미래 따위에 집중한다. '어떻게' 타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또한 구조나 절차를 만드는 일, 일을 마무리하는 것에 더 나은 소질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어느 쪽이 낫고 다른 쪽이 못한 것이 아니다. 세상을 보고 경험하는 방법이 그저 다를 뿐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타입이다. 대다수는 현실세계에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가동해 자신의 일을 해내고 유능하게 처리해낸다. ... '어떻게' 타입은 '왜' 타입이 없어도 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왜' 타입은 자신의 모든 꿈과 상상을 위해 덤비다가 운 나쁘게 잘못 걸릴 수도 있다. 자신의 꿈에 영감을 받아 그 꿈을 실현해줄 지식을 갖춘 이가 없다면 대부분의 '왜' 타입은 꿈만 꾸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드리머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실제로 성공한 기업가들 대다수는 빌더(Builder), 즉 쌓고 만들고 구축하는 유형이다. 다시 말해 '어떻게' 타입이다. ...
 10억 달러의 지위에 오르고 업계 판도를 바꾸어놓는 정도가 되려면, '왜' 타입과 '어떻게' 타입이라는 매우 특별한 동반자 관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부여하며 지속적으로 훌륭한 성취를 해낸 개인이나 조직에는 거의 모든 경우 '왜'와 '어떻게' 사이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가 존재한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왜' 타입보다는 '어떻게' 타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왜' 타입처럼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성공해 낸 인물들은 유독 타인보다 '왜' 타입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마음 한 편으론 그러한 사람들처럼 되고 싶을지 모른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각자 자신만의 '왜'를 찾아 살아가면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인생에 깃들인 목적이나 신념, 대의, 즉 '왜'는 변하지 않는다. 우리 안에 골든서클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의 일은 신념에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찾아낸 눈에 보이는 방안일 뿐이다. ...
  '왜'를 분명히 설정하면 그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끌리게 되고 그런 일에 참여하고 싶어 진다. 이 믿음이 증폭되고 결집되면, 더 많은 이들이 모인다. '나도 저들과 같은 신념을 갖고 있다, 무조건 돕고 싶다.'는 공감대를 가진 이들이 모이면 어마어마한 일이 생겨난다. 꿈을 꾸는 이들이 모여 큰 폭발력을 만들어낸다.

  내 안의 골든서클을 다시 그려보고 어떻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의 '왜'와 내가 하는 일의 '왜'를 분명히 그리면 그다음 달려가는 일은 좀 더 수월해질 것 같다.



  성취(Achievement)는 목표와 마찬가지로 도달하거나 이루는 것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명료하게 정의할 수 있으며 측정도 가능하다. 이와 반대로 성공(Success)은 느낌이나 마음 상태다. 목표에 도달하는 길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만, 성공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정에 도달하는 길을 마련하는 것은 더 힘들다. 내 식으로 말하자면 원하는 '무엇을' 추구하여 얻으면 성취가 따라온다. '왜' 원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추구하면 성공이 따른다. 성취는 눈에 보이는 요인들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지만, 성공은 두뇌의 깊숙한 곳, 즉 말이나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표현할 능력이 부족한 본능의 영역들로부터 동기부여를 받는다.
  끊임없이 '왜'를 추구하면서 매일매일을 보낼 때,
성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성취, 즉 '무엇을'하는가는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는지 나타내 주는 이정표의 역할을 한다.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둘 다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실행에 옮긴 한 가지가 있다. 목표를 세울 때 단순히 '무엇'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왜' 부분을 명시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부터의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도록 표현을 바꾼 것이 바로 그것이다.





책 제목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저자 : 사이먼 사이넥

출판사 : 타임비즈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을 선택할 '용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