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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Jul 05. 2021

반년 일기

2021년 상반기를 보내며...

어느새 2021년의 절반이 지나가 버렸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나간 6개월을 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수많은 기록 중 어떤 걸 살펴보아야 상반기를 잘 돌아볼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중에 시간 기록표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2021년 Daily Time 기록


평일과 휴일의 구분이 있었더라면 더 재미난 분석이 되었을 텐데 그게 좀 아쉽지만, 월간 내가 어디에 시간을 주로 썼는지 그래도 확인할 수 있었다. 2월에는 강의 마감 일정을 지키느라 일에 불살랐다. 이후에 너무 느슨해지는가 싶었지만 다시 5월부터 무리해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가정의 달이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해서 일의 진척이 더디어져 버렸다. 게다가 집안에 상을 치러야 해서 결국 일의 많은 부분을 과감히 포기해버렸는데 그 부분이 숫자에 담긴 듯해 보인다. 잠도 꽤 많이 들쭉날쭉했는데 평균치만 보여주는 그래프 상으로는 늘상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 같아 보여서 역시 평균의 저주를 잘 알고 봐야 하는 것 같다.




매년 측정하는 나만의 행복지수를 살펴보았다.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 만족스러운 순간, 뿌듯한 기분의 총합을 늘리고 싶은 소소한 나의 욕심이 드러나는 그림이다.



가장 좋은 5점 파란색이 작년보다 더 늘어나 보이는 수치다. 매년 긍정적인 점수가 높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유가 어찌 됐든 좋은 게 좋은 거다 생각해본다. 과연 연말의 행복지수는 이렇게 유지될지,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하다.


월별 행복지수를 살펴보니 그래도 3, 4월이 가장 좋아 보이는 듯싶다. 무엇보다 좋은 상태를 쭉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마냥 오르락내리락 하니 거기에 맞춰 잘 버텨내는 수밖에...



5월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 일상의 많은 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극복하기 위해 애쓰긴 했지만, 어찌 보면 매년 비슷한 패턴인 것 같기도 하다. 작년에도 상반기의 끝물에 완전히 주저앉은 나를 7월이 되어서야 다시 정신 차리고 일어서기 시작했었다. 금방 번아웃에 빠지는 금.번.빠도 아니고 매번 번아웃에 에너지가 축 쳐지는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신경 써야겠다.


상반기의 끝으로 달려갈수록 무리하다 생활리듬이 깨진 증거들


건강이 악화되고 휴식 취하는 절대적인 시간은 줄어들고, 아침형 인간은커녕 다시 올빼미형 인간으로 돌아가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나버렸다. 슬프도다. 불면증을 어떻게 극복할지 매일의 숙제다...


6개월치이지만 요일별 행복도를 살펴볼 때가 가장 재미난 것 같다. 왜 목요일만 저렇게 차이가 날까? 무엇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느낀 거였을까 궁금해진다. 작년에는 월수금이 별로고, 화목이 좋게 나왔던 것 같았는데, 큰 의미는 없지만 이런 차이를 볼 때면 나의 일주일을 돌아보게 된다.





연 초에 하고 싶었던 일들, 목표했던 일들은 6개월 동안 얼마나 이루어내고 잘 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외에 의도치 않게 새롭게 하게 된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1월 : 나 자신, 그리고 타인과의 약속 지키기

1월에는 인스타도 시작하고, 온라인 강의도 오픈하며 정신없는 한 달을 보냈다.


2월 : 시간 부자 되기!

2월의 목표는 시간 부자 되기라고 적었지만 사실 가장 시간이 부족한 한 달이었다. 계약 마감 일정에 맞추어 납품해야 하는 강의 때문에 거의 코 박고 일만 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책 출간 계약이 가장 얼떨떨했다.


3월 : 꾸준한 시스템 구축하기

원래 나만의 시스템이 있고 자주 업그레이드를 하는 편이지만, 가계부 시스템이 영 엉망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통합하려고 시트를 만들고 그래프를 자동화하니 훨씬 홀가분해졌다. 무엇보다 현재뿐 아니라 1년 치 자산 현황을 미리 예측하고 지출을 대비할 수 있는 그래프를 만들어놓으니 왜 진작 만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쓰는 능력과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 시스템으로 점차 업그레이드시켜야겠다.


4월 : 에너지를 조절하기

4월은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았던 한 달이었다. 그래서 취침, 기상 그래프가 이전에 비해 훨씬 향상되었다. 그리고 몸과 마음뿐 아니라 주변 환경의 실질적인 정리정돈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 버리기 프로젝트, 잡다한 일 처리 프로젝트 등 소소하게 진행했다. 그래서 그동안 귀찮아서 미루기만 했던 하기 싫은 자잘한 일들을 처리한 한 달이기도 하다.


5월 : 강의 리뉴얼!

그동안 미뤄두었던 강의 리뉴얼을 위해 스케줄을 정했는데 웬일인지 외부 강의가 또 들어와서 일정이 더 팍팍해져 버렸다. 힘들게 소화하고 있는데, 5월은 가정의 달이라 이것저것 집안에 챙길 일들도 많아 점점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한 달이었다. 막판에는 갑작스럽게 상을 치르느라 일의 많은 부분을 과감히 놓아버렸다. 그 덕분에 가족, 삶, 경험에 대해 더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6월 : 할당한 시간은 반드시 지킨다!

6월 초까지도 계속 내려앉은 상태로 유지하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이 났다. 작년 6월에도 완전히 정신줄을 놓고 어영부영 보내버렸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독하게 마음먹기로 했다. 외부 강의와 자체 강의 모두 오픈 완료하고나서야 뿌듯함에 마음을 쓸어내린 한 달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월간 나'라는 주제로 6월 한 달 나와 관련된 기록을 손그림으로 기록해 보았다.



이번에 새롭게 나만의 시스템을 또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번에는 매일 아침의 의지와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 새로운 아이디어, 내가 취할 태도 등 주관식으로 답해야 하는 많은 질문 시스템이다. 기록한 지 일주일밖에 안되었지만, 효과가 엄청난 듯싶다. 일기와 같은 장문의 글들은 다시 보기 어려운 기록이라 그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시각화해서 자동으로 불러오니 볼 때마다 정신이 번쩍번쩍 든다. 역시 질문의 힘은 강하고, 기록의 힘은 더 강하고, 사람의 의지력은 허무할 정도로 약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일주일이었다. 그런데 하다 보면 참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데에 탁월한 면모를 보이는 것 같아 스스로 웃프다.


새로운 리뷰 시스템


1년 치 목표를 6개월, 한 달로 쪼개고, 또 매일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기록하다 보니 남들이 알아주는 성공을 떠나서 스스로 매일에 집중하는 하루를 살게 되는 것 같다. 7월의 목표와 일정도 이미 자리 잡혀 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계획으로 사는 것보다는 계획하고 움직였을 때 기분이 더 좋다는 걸 안다. 그래서 매번 틀어질 걸 알면서도 계획하고, 틀어지면 매번 새롭게 재계획을 하며 다시 실행으로 옮기길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나의 삶인가 보다. 연말에 하반기와 1년 치 기록을 리뷰할 때는 어떤 마음일지 기대된다. 그 누구를 위한 기록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기록이기에 기록할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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