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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Dec 30. 2021

왜 연말 결산을 하는가?

나의 2021년을 돌아보는 시간

벌써 2021년이 이제 이틀도 채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연말 결산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매년 그렇듯 올해도 역시 지나온 1년을 돌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연말 결산을 하려는 걸까? 으레 당연히 해오던 이 행위에 갑자기 'Why'를 붙여 보았다.


내가 연말에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는 이유는

첫째, 나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둘째, 미래를 계획하기 전에 지나온 발자취를 통해 현재의 위치를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한껏 쌓아 올리고 여기저기 어질러 놓은 사건들을 정리해야 새해의 새로움을 다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연말 결산은 좀 늦어서 1월로 넘어가서야 했는데, 이번에는 해를 넘기지 않고 결산을 해보려고 한다.

조금 체계적으로 결산을 정리해보려고 주제를 나누어 보았다.

1.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나의 2021년
2. 라이프스타일의 컬러로 분석하는 나의 2021년
3. 행복지도로 알아보는 나의 2021년
4. 성취 달력 '월간 나' 손그림으로 모아둔 나의 2021년
5. 10개의 질문을 통해 정리하는 나의 2021년



1.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나의 2021년


연초에 내가 세운 목표는 15가지였다. 개인적인 목표들이라 세세하게 밝힌 순 없지만, 온라인 강의 출시, 내 지적 자산 판매, 얼마의 금액을 모으는 일, 매일 운동, 독서를 하고, 공간과 디지털 정리, 5키로 감량, 가족과의 다양한 경험 등이 있었다. 커리어에 집중된 목표라기보다는 개인 커리어에서 가족과 취미, 정리정돈 등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목표를 세워서 삶의 균형을 잡아보고 싶었던 게 2021년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은 바로 '이 15개 중에 얼마나 목표를 달성했는가'였다. 하지만 막상 확인해보려고 하니, 내 목표 설정의 오류를 이제야 발견했다. 목표 달성 여부를 분간하기에 기준이 모호한 점이었다. 목표를 적은 문구 그대로를 보고 완벽하게 성취한 일만 성공했다고 친다면 7개로, 약 47%를 성공했다. 그런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없이 많은 시도를 했지만 결과가 성공적이지 않은 것들은 이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예를 들어 5키로 감량 중에 2키로 감량을 했다면, 이것은 성공인가, 실패인가? 한 40%쯤 성공했다고 쳐야 하는가? 100% 만족스러운 성과와 상관없이 중간에 수많은 실패를 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한 것은 15개 중에 14개, 약 93%에 달한다. 그럼 93%의 성공율이라고 봐야 하는가? 개별 기준이 모호하여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 만족하면 성취했다고 가정을 하고 최대한 수치화해서 백분율로 임의 변환해보았다. 0%부터 517%까지 각 항목마다 미달과 초과 달성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를 평균 냈더니 약 106%가 나왔다. 그럼 나는 올해 목표한 바를 초과 달성했다고 결론 내어야 할까?


분석을 하면서도 스스로 웃겼다. 애초에 목표를 세울 때 평가할 기준을 제대로 잡지 않았던 부작용이 이렇게 나타난 것이다. 완벽히 성공한 건 절반쯤이고, 시도한 게 한 개 빼고 전부이기 때문에 나는 결과와 상관없이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시도하지 못한 그 하나는 바로 '혼자 여행 다녀오기'였다. 올해에는 코로나가 없어질 줄 알았는데 연이은 코로나 시국에 어디를 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일이라 계획을 애초부터 세우지 못했다.


성공 여부를 떠나 나는 어떻게 나홀로 여행 1개를 제외하고 14개의 목표를 모두 시도할 수 있었을까? 사실 답은 너무나 단순하고 명확했다. 처음부터 15개의 목표를 시도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해 버렸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운 즉시, 바로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15개의 목표를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했는지 묻는 시스템을 만들어 버렸다. 이 질문을 매일 마주해야 했기 때문에, 설령 그날 하루 목표과 관련된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적어도 15개의 목표가 무엇인지 쉽게 잊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사실 목표 달성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이 목표들을 향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방향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고, 또 그 과정에서 스스로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위로와 격려를 해줄 수 있다고 믿는다.



2. 라이프스타일의 시간 컬러로 분석하는
나의 2021년



나는 시간 기록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하면서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기록하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에 카테고리별로 시간을 얼마나 쓰는지 월별로 시각화해 보았다. 대략 하루 평균 약 30% 정도는 잠을 자고, 약 40~50% 정도는 일(경제활동, 가사, 육아 포함)에 시간을 쓰고, 약 10%는 휴식, 약 5%는 시스템, 나머지 약 5~15% 정도는 잡다한 일이나 관계에 시간을 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건 코로나 시국으로 들어서고 네트워킹에 쓰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월별로 차이를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은 8월, 9월, 10월에 유독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낸 점이다. 8월에는 시조부 상을 치렀고, 9월에는 외조모 상을 치렀고 추석 연휴도 있었다. 10월에는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가장 일을 많이 한 달은 2월이었다. 계약된 강의 납품 마감일을 맞추느라 밤낮으로 일한 게 컬러와 수치로 나타났다.


이 그래프 분석에서 아쉬운 건 전체 월별 하루 평균 수치이기 때문에 평일과 주말이 구분되지 않은 점이다. 평일에는 분홍색이 제일 많을 것이고, 주말에는 회색과 연두색 둘밖에 안 남을 텐데 이 부분이 구분되지 않아 아쉬웠다. 애초에 이 시간 기록이 수치로 통계를 낼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어서 데이터 구조가 피벗을 못쓰는 구조다. 어쩔 수 없이 함수로 통계를 내는 수작업을 처음 진행했는데, 주말 및 휴일을 구분하는 구분자가 없다 보니 그래프를 나눌 수가 없었다. 이제 와서 함수로 도려내는 노가다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2022년 내년 시간 기록 시스템에는 진작에 휴일과 비휴일을 나누어 세팅을 완료해 두었으니 손쉽게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3. 행복지도로 알아보는 나의 2021년


3개년 행복지도 달력


벌써 달력 형태로 하루의 만족도를 평가하며 '행복지도'를 그려온지 3년이 되었다. 행복한 인생을 만들려면 행복한 하루를 모으면 된다는 그 말 하나만 믿고, 3년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3년간 나의 행복도를 평가하며 느낀 점은 먼저, 푸른색으로 가득 찬 달력을 점점 원한다는 것이다. 힘들고, 우울하고, 슬프고, 불행하다고 느끼기보다는 즐겁고, 기쁘고, 웃음이 나고, 활기찬 하루였다고 평가하는 하루가 많아지는 게 왜 싫겠는가. 하지만 동시에 완벽한 인생은 없다는 걸 알기에, 푸르른 날이 있으면 붉으스름한 날도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파란색이 되고자 하는 압박감을 갖기보다는, 붉은 계열의 날들을 보며 '아, 이때는 이래저래서 참 마음이 힘들었지'하고 인정하고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내부인 내 마음속에 있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걸 느낀다.

 


행복도를 단순히 기분에 따라 평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3년간 분석해왔고, 이제는 더욱 명확해졌다. 바로 '오전 감정'이 키 포인트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나'는 그러하다고 내 데이터가 말해준다. 이 오전 감정은 바로 아침에 일어난 시간에서 기인하고, 이 또한 밤에 잠을 언제 잤는지부터가 결정한다. 역설적이게도 단순 수면 시간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최소 7~8시간 푹 자는 게 도움이 된다고들 하지만, 나는 수면의 총량보다는 '수면 습관'에서 스트레스 여부가 갈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월별 행복도를 보면 하반기가 상반기 대비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다. 행복도는 성과, 몰입, 실행, 계획에 비례하여 영향을 받는다. 물론 건강에도 영향을 받고, 감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건강은 감정과 연계되어 있긴 하지만 독립적일 때도 많다. 그런데 감정은 이 모든 부분의 원천이다. 특히 오전 감정이 그러하다. 이 오전 감정은 전날 취침 환경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3년 동안 증명해 왔다. 올해는 특히나 일정한 수면 패턴을 만들려고 애를 써왔다. 하지만 그래프가 말해주듯 2개월 이상 버틴 적이 없었다.


시간기록을 보면 7월, 8월에 무리하게 일을 했고, 8월, 9월 집에 일이 생기면서 생활패턴이 완전히 무너저 내렸다. 원래 일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유지하던 수면패턴이 하반기에 들어서 와르르 무너진 게 도미노처럼 연쇄작용으로 드러나버렸다.


가장 좌절감이 드는 부분이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 불면증, 수면 장애와의 싸움이다. 오전 감정의 저 노란 부분이 꽤 오래 지속되는 걸 볼 수 있는데, '보통이다'라고 하는 3점 중간 점수가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변화가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태 그 자체가 문제로 보는 것이다.


잠과의 숙제는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평생 나를 괴롭히는 숙제였다. 내년에는 기필코 침대에서 3시간씩 누워있어도 잠 못 드는 불상사를 최소화시킬 전략을 짜 보겠다!!!




재미로 보는 요일별 행복도 그래프는 아래와 같다. 정말 신기한 건 '목요일'만 덩그러니 혼자 5점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주말과 비교하면 5점 점수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리고 '월요일'은 4, 5점 점수가 가장 적었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작년에는 월, 수, 금이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었다. 작년에는 월, 수에 주로 오프 강의하느라 힘들어서 그렇다 치더라도, 올해는 왜 월요일과 목요일일까?

 


요일별 그래프는 정말 재미로 보는 용도였는데, 갑자기 너무 궁금해져서 원인을 좀 분석해봤다. 월요일과 목요일이 원인이 서로 달랐다. 월요일은 '보상심리'였다. 주말에는 육아와 가사에 몸을 불사른다. 월요일은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해방의 첫 날인 셈이다. 그래서 계획을 미룰 때도 많고, 그래서 몰입이 적은 날이 늘어나고, 반대로 휴식은 가장 많이 취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 반영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충전의 시간이지만 무계획으로 흘러가는 그 하루가 그닥 행복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목요일은 그와 달리 '수면 문제'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취침 달력을 보면 목요일이 제일 붉다. 목요일에 늦게 잤다는 기록이 아니라 전날 밤에 늦게 잤다는 뜻이다.  



요일별 차이는 재미로 확인해 본 것인데, 목요일의 진실은 씁쓸하다. 내 시간은 1도 없고 쉬지도 못하는 주말에는 아무리 불태워도 그토록 행복도가 높게 평가된 것이 이른 취침으로 인한 선순환이었다는 것을 반증하게 된 셈이니까 말이다.



4. 성취 달력 '월간 나' 손그림으로 모아둔 나의 2021년


6월부터  '월간 나'라는 주제로 내가 무슨 일들을 했고, 어디에서 성취감을 느꼈는지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손그림으로 달력을 그려왔다. 엄청 대단한 일들이 아닌, 내가 소소하게 이룬 일들, 그리고 그 당시에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지 간단하게 직접 남겨보았다. 때로는 글줄로 표현된 일기보다 단 몇 마디의 글자와 그림이 주는 임팩트가 더 강력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5. 10개의 질문을 통해 정리하는 나의 2021년


Q1. 올해 가장 잘한 일은?

(성취) 나만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나만의 목표관리, 시간관리, 프로젝트 관리, 습관 관리를 시스템으로 만들었고, 이것에 영감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강의 요청을 여럿 받게 되었다. 가장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리게 됨을 많이 느낀 한 해였다.

시스템의 시각화와 자동화 스킬이 날로 늘었고, 노션 기능도 3년 전에 비해 많이 좋아져서 일부는 노션으로 이관시키고 나머지는 기존 기능에 더 최적화하여 자동화시켜두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Q2. 올해 가장 아쉬운 일은?

(책임감) 계약한 기간이 한참 지나도록 원고를 제대로 쓰지 못한 일이 가장 아쉬웠다. 생계가 먼저인지라 책 쓰기는 생업으로부터 자꾸만 밀려났다. 새해에는 꼭 원고를 쓰고 말겠다! 출판사 대표님께 미안감 감정이 더 이상 들지 않도록!


Q3.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경험) 새롭고 다양한 와인을 많이 만나본 일이다. 처음에는 '바롤로' 와인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이라고 쓰려다가, 바롤로 말로고 내게 좋았던 와인이 한둘이 아니다. 결국 와인에 많은 돈을 썼던 일이라고 적는 게 맞다. 경험은 소비를 낳고, 소비는 통찰을 낳고, 통찰은 기회를 낳는다! 전혀 아깝지 아니하다!! 되뇌어 본다...


Q4. 올해 가장 힘들었던 일은? 

(감정) 가족의 상을 치르며 여러 감정을 감내해야 했던 일이다. 가까웠던 사람의 죽음을 목도한다는 것, 그 어느 해보다 감정의 파장이 컸다.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은 이어진다. 죽은 사람들의 삶은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청소년기에도, 그리고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청년기에도 풀 수 없는 '죽음'이라는 난제는 나이가 들어 중장년층이 되어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가 아닐까.


Q5. 올해 가장 뿌듯했던 일은?

(성취) 퍼블리에 시간관리 아티클을 발행한 일이 가장 뿌듯했다. 다른 수많은 오프라인 강의를 하거나, 실시간 온라인 강의나 녹화영상과는 또 다르게, 텍스트 컨텐츠로서 나의 컨텐츠가 타인에게 진정 도움이 될 수 있음에 너무나 큰 감사함을 느낀 경험이었다.   


Q6.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관계, 관점) 친구 은주였다. 살면서 '실수'라는 개념을 어릴 때부터 '절대 하면 안 되는 굴욕적인 것'으로 교육받은 내가 살면서 손에 꼽을 만큼 민망한 실수를 친구에게 저질렀다. 속으론 어땠을지 몰라도 겉으로 드러난 친구의 모습은 태연했고, 너그러웠다. 친구의 모습은 관계에 대해 새로운 교훈을 주는 계기가 되었고, '실수'에 대해 잘못된 방식으로 자리 잡은 관념을 깨고 싶었으나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얻는 기회였다.


Q7.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공간, 영감) 제주도에 가족 여행을 갔는데, 바다가 보이는 이층으로 된 숙소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철제로 된 계단에 자주 박으며 다리에 멍이 들 것이 우려되긴 했지만, 포근한 매트리스만 있는 아늑한 2층에서 내려다보는 제주도 바다는 잊을 수가 없다. 1층의 탁 트인 창으로도 바다를 볼 수 있었는데, 평범하고 뻔한 호텔 구조가 아닌 공간의 신선함은 나에게 새로운 감정과 영감을 일으켰다. 7살 난 딸도 이런 집을 지어서 살겠다며 여행에서 돌아온 아이는 상상 속 집을 종이에 그려냈다. 나는 돈을 많이 벌어야겠구나 싶었다.


Q8.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은?

(연말) 이 질문이 내게 가장 어려웠다. 즐거웠던 순간은 너무나 많고, 좋았던 기억도 많은데 어떤 시간을 특정해야 할까. 그러다 내가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하는 시간은 역시 '내가 나를 알아가고 만들어가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 연초에 처음과 끝이 공존하는 시간, 내가 나를 가장 많이 알 수 있고, 원하는 나를 기획할 수 있는 시간, 지금이 참 좋다. 그리고 매년 연말연시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Q9. 올해 얻은 깨달음은? 

(생각)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공감과 위로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정하여 기록하고 매일 읽으며 하루하루를 다짐하곤 했다. 그런데 별로 효용이 없다는 걸 직감하고 있었다. 그래도 꾸준함의 힘을 믿고 몇 개월을 지속했다. 하지만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좋은 책 속 몇몇 구절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구글 킵에 이렇게 적었다.

1. 남을 대하듯 나에게도 친절하게 말하자.
2. 세상에 큰 일은 없어. 거의 모든 일은 대수롭지 않아.
3. 압박감이 느껴지면 무엇을,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할지 결정해봐.
4. 괜찮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세상은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해.
5. 나를 대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게 돼. 그러니 나에게 항상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며 이해해줘.

그리고 매일 낮 12시만 되면 이 메모는 알람이 울린다. 내가 매일 읽으려고 알람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 짧은 글은 그동안 적어놓고 읽었던 '내가 우선시하는 가치 리스트'보다 효과가 훨씬 컸다. 읽자마자 마음이 편안해졌고, 매일 읽으니 언제 날뛸지 모르는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정감 있게 붙잡아 둘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과 위로, 그거였다. 그것도 내가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사랑 말이다.


Q10. 올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2021년은 경험이 방향을 만들어낸 한 해였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하게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강의를 오픈하고,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고, 다양한 강의와 컨설팅을 했다. 와인 모임, 아이패드 드로잉 모임도 이끌면서 다방면으로 나의 관심사와 좋아하는 일에 시도하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일들과 감정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올해를 결산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2021년에 무엇을 했는지보다, 무엇을 느꼈는지에 더 초점을 맞춘 결산인 것 같다. 어쩌면 거두절미하고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느라 수고했다는 한 마디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새해에는 무엇에 집중하는 한 해로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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