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잘할 아이, 공부도 잘할 아이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1 공부와 인성

by Life Designeer

아이들을 많이 그리고 오래 가르친 건 아니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관계를 맺어오면서 여러 가지를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 부분이 있다.


특히 눈에 띈 건 바로 공부를 잘할 아이들이다. 어떤 아이는 머리가 좋은 게 바로 보인다. 또 상담을 하거나 인사를 나누다 보면 부모님들이 얼마나 열정을 쏟아붓는지도 느껴진다. 또 어떤 아이는 얼마나 등 떠밀려 왔는지 느껴지기도 한다. 엄마의 기대치는 하늘을 찌르는데 아이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슬픈 상황을 목격할 때도 많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 다른 분야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일을 했었다. 성인은 말이 통한다. 동기부여는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의지를 만들어 줄 순 없다.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배운 기술을 쓸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린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좀 다르다. 백지장에 무엇을 그려 넣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그 백지장의 두께, 질감, 크기, 양에 따라 또 달라진다. 어른보다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개인의 능력과 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무언가 느껴졌다. 이 아이는 진짜 공부를 잘하겠는데!! 그러다 얼마 후 또 느껴졌다. 이 아이는 진짜 공부만 잘하겠는데?! 혹은 이 아이는 공부도 잘하겠는데!?



테스트를 보면 항상 다 맞거나 1등을 하는 아이가 있다. 숙제도 잘해온다. 수업 시간에 시켜보면 확실히 잘 안다. 잘하는지와 다르다. 잘 안다. 잘하기도 한다. 태도는 별개다. 태도가 좋은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다. 요즘은 나 어릴 때와는 다르게 창의력이 중요함은 물론 교육 안에서 대중화된 지 오래됐다. 창의성은 획일화된 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정답 찾기와는 거리가 먼 분야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내는 것을 어떤 아이는 귀찮아한다. 빨리 끝내버려야 하는 과제처럼 여긴다. 점수화되는 것, 누가 봐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다. 분명 공부는 확실히 잘할 것이다. 어쩌면 공부만 잘할지도 모른다.


테스트를 보면 대체로 다 맞거나 상위권을 유지하는 아이가 있다. 숙제도 잘해온다. 수업 시간에 시켜보면 확실히 열심히 한다. 잘하기도 하지만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노력한다. 태도가 대체로 좋아서 집중을 잘한다. 창의적인 무언가를 해야 할 때 곰곰이 생각한다. 시간이 좀 걸려도 자기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자랑한다. 점수화되는 것이든 아니든 최선을 다해 몰입한다. 분명 공부를 잘할 것이다. 어쩌면 공부도 잘할지도 모른다.


모든 아이들을 몇 갈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대략 20% 내의 상위권 아이들에게서 보인 공통적인 또는 차이나는 특징을 나열해 본 것이다. 이건 정답이 아니고, 그저 내가 교육 현장에서 경험적으로 발견한 패턴일 뿐이다. 다른 이들은 나와는 다른 것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냥 느껴지는 생각일뿐, 이것으로 그 아이들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고, 판단해서도 안된다. 이러한 성향 역시 아이들에겐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주변 어른들이다. 그만큼 부모로서, 선생으로서, 주변 어른으로서의 역할에 무게감을 느낀다.


모두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키울 순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가슴 한 켠엔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조금씩 자리할 것이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기 이전에 사람 됨됨이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사람 됨됨이가 먼저 되어야 사회에서 멋지게 그리고 단단하게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지 않을까. 사람의 품성과 인격을 배우는 과정이 어쩌면 세상 공부의 첫걸음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