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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Nov 15. 2019

이 회사는 나에게 잘 맞을까?

최악의 경험을 통한 회사를 보는 관점

  인생에 있어서 항상 변화를 맞이하는 순간들이 있다. 입시, 취업, 연애, 결혼, 육아, 이직, 유학, 군대, 창업 등 사람들마다 살아가는 과정에 놓인 길들은 각기 다르다. 그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기쁨과 슬픔, 성취와 실패, 희열과 고통, 행복과 불행과 같은 경험을 하곤 한다. 학교생활, 직장생활, 가정생활 등 사람이 두 명 이상 모이는 곳이라면 언제나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미움받을 용기> 책 아들러의 심리학에 관한 내용처럼, 정말 이 세상의 문제는 인간관계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동안의 직장이라는 조직생활을 통해, 특히 문제가 많았던 최악의 경험으로부터 '회사를 보는 관점'이라는 선물을 얻었다. 고등학교 혹은 대학을 졸업하면 많은 사람들이 특정한 직장으로 취업을 하게 된다. 물론, 그렇지 않고 프리랜서로 바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또는 바로 창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대학 졸업 직후 바로 취업을 하여 한시도 쉬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을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회사라고 하는 조직에 대해 남달리 깊이 생각을 해오고 있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그 생각에 대해 간략히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약 7년 6개월의 직장생활과 중간에 대학원 2년의 기간을 넣으면 약 9년 남짓의 사회생활. 그 과정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기회가 결코 흔하지 않다는 것 역시. 분명한 것은 세상에 완벽한 직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름의 사회생활을 중 여러 최악의 경험이라고 할 만한 환경들을 통해 이제는 조직에 대한 나만의 관점이 생겼다. 다만, 개인마다 성격이 다 다르고, 원하는 회사생활의 형태 또한 다르다. 따라서 안정된 삶이나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원하는 사람보다는, 일을 통해 '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렇다면, 구직자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맞는 회사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좋고 나쁨의 기준은 상대성에 따라 매우 주관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적합한 곳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먼저 대기업을 제외한 스타트업에서 중견기업까지의 규모의 어떤 곳이든 희망하는 곳이 생긴다면, 다음과 같은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첫째,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기. 대표가 처음에 어떤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어떻게 성장시켰으면, 어떠한 마인드로 앞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의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 결국은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이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조차 해보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대표와 내가 만날 일이 면접 때 이외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몸 담을 회사라면, 최소한 어떤 사람이 운영하는 곳인지 알고 간다면 더욱 믿고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의 철학뿐 아니라 실제 사업 운영 능력이 있는지도 판단하면 좋다. 대표는 회사 자체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회사 외적으로 마치 외교활동처럼 업계 사람을 만나거나 언론에 노출이 되기도 한다. 회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아직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스타트업 대표가 안보다 밖으로의 활동이 많다면 내부 사정을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만큼 내부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이 있는지에 따라 회사의 운영 실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어느 정도 구조화된 조직체계와 시스템으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활동 및 사업 확장을 위한 다른 행보가 많을 수 있다.


  둘째, 경영진과 인사팀 및 경영지원팀의 역할 확인하기. 이 부분은 사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의 규모가 작은 경우에 한해서, 실제 전, 현직자의 경험 및 본인의 채용절차를 통해 짐작해 내면 좋다. 작은 규모의 회사일수록 의사결정이 쉽게 번복이 된다. 그것이 채용과정에서도 드러난다면, 그 회사는 입사를 다시 고려해보아야 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빠른 시도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회사 내부의 방향성과 철학이 없기 때문에 번복되는 경우가 더 많다. 애자일한 방식으로 일하는 것과 채용의 기본절차와 예의를 갖추는 것은 독립적인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해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회사의 경우, 채용과정에서 인사팀을 통해 허술함이 드러나기 십상이다. 겉에서 보는 이미지와 실제 경영진의 실태가 어떠한지를 파악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수많은 경험자들의 리뷰를 들어보면, 경험이 부족하여 섣부른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진과 경력 및 노하우가 많은 실력 있는 실무 경력자 사이에서 신뢰가 무너져 서로 안 좋게 헤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정말 많다. 어느 누구의 탓을 하기는 어렵다. 양측 모두 사정은 있기 때문이다. 면접을 보게 된다면, 구인공고 글에 제시된 사측의 혜택 부분 특히 복지와 같은 부분이 확실히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회사가 직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와 실제로 그러한 약속을 지키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회사와 직원 간의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회사가 직원을 믿는 만큼, 직원은 고객에게 믿음을 선사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에 서로 윈윈 할 수 있다. 입사하기 전 경영진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 서로의 fit을 맞춰나가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세상에 완벽한 경영진도 없고 완벽한 직원도 없으니까.


  셋째, 업무를 위한 시스템 확인하기. 대기업은 이미 값비싼 유료 시스템을 충분히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별개의 이야기가 될 듯싶다. 외부에서 쉽게 알 수도 없거니와 알더라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입사해서 배우는 것이 빠르다. 그 이외에 작은 규모의 회사로 갈수록 시스템에 투자할 자본이 적기 때문에 무료 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약간의 비용이 드는 유료 툴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입사 전 회사에서 요구하는 필수적인 툴이 있는지 확인하면 도움이 됩니다. 본인이 이미 사용할 수 있는 툴이 많다면, 작은 회사에서는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큰 규모의 회사일수록 개인의 역량이 아닌 이미 설계된 시스템에 모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업무는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일을 하든 생산적인 방법으로 히스토리 관리 및 체계화하는 방법을 평소에 생각해둔다면 스타트업에서는 빠른 기간에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툴을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보다는 실제 하고 있는 사업(제품이든 서비스든)의 전체적인 구조를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더 유용하다. 이 부분은 입사해서 경험해보기 전에는 축적시키기 어려운 부분이다. 입사 후 전체 큰 그림을 보겠다는 마인드로 임하면 없던 시스템도 스스로 구축해 나갈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함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동료가 있는지 확인하기.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내 정치에 매몰되느니 흥미로운 일을 찾아 떠나는 사람이 더 많기도 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가 '사람'을 정말 중요시 여기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이 직원을 하나의 도구로만 취급을 한다면, 그 회사에는 인재가 남아있을 확률이 매우 낮다. 마치 언제든 갈아 끼울 수 있는 자동차의 타이어처럼 취급한다면, 그만큼 수동적으로 일하는 사람만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에 열정이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대우를 해주는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회사가 직원을 존중해주고 있는지 합당한 처우를 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일한다면, 본인의 업무적인 스킬과 정신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을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늘 좋은 경험, 행복한 경험만 한다면 기쁘겠지만, 알다시피 우리의 삶은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생각보다 최악의 경험이라고 지칭할만한 사건들도 사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퇴색되어 미화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한다. 그리고 점점 단단해져 간다. 또한 진실된 나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아무리 힘든 경험이라도 나에게 해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생에 쓸 데 없는 경험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어떠한 경험이든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켜 하나의 관점으로 탄생시킬 수 있을 테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 기회를 포착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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