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35 < 아웃라이어 >
"우리가 성공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전부 틀렸다!"
결론적으로 우리 주변에 사는 기술 좋고 재능이 뛰어나며 추진력 있는 특별한 사람들을 검토하면서 나는 한 가지 간단한 주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가 성공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전부 틀렸다!"
성공한 사람을 만나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싶은가?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성격인지, 얼마나 똑똑한지, 어떤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는지, 어떤 식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한가? 물론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대답을 듣기도 전에 어떤 개인적인 특성이 그 사람이 정상에 오르는 이유를 설명해줄 거라고 가정해버린다. ...
이 책을 통해 나는 개인적인 특성만으로는 성공을 설명해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작정이다. ...
성공한 사람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묻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알아야만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또 어떤 사람은 성공하지 못하는 현상의 이면에 깔린 논리를 밝힐 수 있다.
- p33
개인에게 성공요인을 찾은 연구 결과나 그러한 실험적 데이터 기반으로 널리 알려진 경우가 많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출 난 능력에 대한 연구도 연구지만, '저 사람은 특별하기 때문이야'라고 1%의 천재로 치부함으로써 자신이 노력하지 않은 결과를 회피하며 대중 속에 숨으려는 사람들의 심리도 한몫 했으리라.
아웃라이어
out li er
1.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2.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
- p5
아웃라이어의 뜻은 위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 보통의 것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어떤 특출 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성공한 사람들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부 - 기회 Opoortuity
1장 : 마태복음 효과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2장 : 1만 시간의 법칙
"우리는 함부르크에서 하루에 여덟 시간씩 연주해야 했어요."
3장 : 위기에 빠진 천재들
"한 소년의 높은 IQ는 수많은 영리한 소년과 만났을 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4장 : 랭건과 오펜하이머의 결정적 차이
"장기간의 협상 끝에 오펜하이머의 정학 처분이 결정되었다."
5장 : 조셉 플롬에게 배우는 세 가지 교훈
"메리는 25센트만 받았다."
2부 - 유산 Legacy
6장 : 켄터키주 할란의 미스터리
"네 형처럼 남자답게 죽어라!"
7장 : 비행기 추락에 담긴 문화적 비밀
"오늘, 기상레이더 덕 많이 본다."
8장 : 아시아인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
"1년 내내 해뜨기 전에 일어날 수 있다면 어찌 부자가 못 되리."
9장 : 마리타에게 찾아온 놀라운 기회
"제가 지금 만나는 친구들은 모두 기프 애들이에요."
평소엔 목차를 잘 소개하지 않지만, 이번엔 특별히 목차까지 정리해보았다.
결국 성공은 사회학자들이 '누적적 이득'이라고 부르는 것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프로 하키 선수는 동료들보다 좀 더 나은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낳는 기회로 이어지고, 그것은 또 다른 기회로 이어져 결국 그 하키 선수는 천재적 아웃라이어로 거듭나게 된다. 그는 결코 아웃라이어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의 출발점은 그저 남보다 조금 달랐을 뿐이다.
누가 앞서 있는가를 결정하는 우리의 시스템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 p45
기회라는 것도 결국은 빈익빈부익부. 좀 슬펐다.
8학년에서 고등학교 졸업반까지의 5년은 빌 게이츠에게 '비틀스의 함부르크 시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빌 게이츠는 빌 조이보다 독특한 기회와 행운의 연속 속에서 살아왔다.
첫째, 부유한 부모 덕분에 레이크사이드로 보내졌다. 세계 어떤 고등학교에서 1968년에 공유 터미널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겠는가? 둘째, 레이크사이드의 어머니들은 비싼 컴퓨터 사용료를 내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웠다. 셋째, 사용료가 부담스러워지는 시점에 부모 중 하나가 C-Cubed의 공동창업자가 됐고, 그 회사는 주말에 코드를 확인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으며 부모들은 주말 내내 프로그래밍을 해도 나무라지 않았다. 넷째, 게이츠가 ISI를 발견했고 ISI는 장부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할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다섯째, 게이츠는 워싱턴 대학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여섯째, 워싱턴 대학에서 새벽 세 시에서 여섯 시까지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일곱째, TRW가 버드 펨브로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덟째, 펨브로크가 알고 있는 최고의 프로그래머는 두 명의 고등학생이었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가 학교에서 벗어나 프로그래밍에 매진하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이 모든 행운에 공통되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그 모든 기회를 통해 빌 게이츠가 추가적인 연습시간을 얻었다는 점이다.
- p73
요즘은 예전과 달리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이 맞지 않는 시대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더 부유하게 살 확률이 높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리고 반박할 근거 역시 없다. 그런데 이것은 이 책에서도 증명이 되는데, 현재에만 그랬던 것이 아니었다. 빌 게이츠도 그렇다지만, 부유한 환경일수록 더 좋은 교육과 더 좋은 경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이 책의 여러 실험적 데이터들로 증명이 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성공이 다양한 기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부모의 직업이 무엇인가, 양육되는 과정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 등의 요인에 따라 누군가가 세상 속에서 얼마나 잘해나갈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
- p188
외부 환경, 예를 들어 태어난 장소, 태어난 시대, 태어나 만난 나의 가족 구성원, 태어날 때의 경제적 위상 등 그러한 것들은 내 힘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자라면서 생성된 개인의 선천적, 후천적 성격과 태도 역시 내 의지로 변화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어릴 때 자라온 환경에 의해 이미 영향을 받은 경우가 더 많다. 갑자기 '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는 생각이 드니 말문이 막힌다...
'우리는 각각 고유한 인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우리가 성장해온
공동체의 문화적 환경을 통해
영향을 받은 것이 있으며,
그 차이는 놀라울 만큼 두드러진다.'
헬름라이히와 그의 동료인 애슐레이 메리트는 전 세계 조종사들의 PDI를 측정한 적이 있다. 그 결과가 궁금한가? 1위는 브라질이었고 2위는 한국이었다.
(조종사들의 PDI에서 상위 5위에 속하는 나라는 다음과 같다. 이것을 국가별 비행기 추락 사고 발생 빈도와 대조하면 보기 좋게 맞아떨어진다. 1. 브라질 2. 한국 3. 모로코 4. 멕시코 5. 필리핀)
- p241
앞뒤 싹 자른 황당한 부분이겠지만, 정말 인상적이어서 안 다룰 수가 없다.
성공이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결정과 노력의 산물로만 이뤄진 것도 아니다. 성공은 주어지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기회를 얻었다. 물론 그들에게는 그 기회를 움켜잡을 힘과 마음자세가 있었다.
- p306
슈퍼스타 변호사와 수학 천재, 소프트웨어 기업가는 얼핏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벗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역사와 공동체, 기회, 유산의 산물이다. 그들의 성공은 예외적인 것도 신비로운 것도 아니다. 그들의 성공은 물려받거나, 자신들이 성취했거나 혹은 순전히 운이 좋아 손에 넣게 된 장점 및 유산의 거미줄 위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을 성공인으로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요소였다.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닌 것이다.
- p325
이 책을 덮으면서 든 생각은 결국 성공은 '줄탁동시'인 것 같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쪼아야 하지만, 외부에서 어미가 같이 알을 쪼아야 한다. 성공이라는 것도 결국은 스스로 해내는 능력과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에 알맞게 기회와 환경이라는 운과 같은 요인들도 받쳐줘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운칠기삼이라는 말도 나왔나 보다.
완곡어법이 오히려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곳은 비단 비행기 조종석만이 아니다. 당장 패스를 하고 골을 넣어야 하는 축구장에서도, '선배님'이 두려워서 말을 할 수 없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2002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거스 히딩크는, 그 점을 파악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히딩크가 처음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 선수들은 훈련 중에도 서로 대화를 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밥을 먹을 때에도 자기들끼리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섞이려 들지 않았다. 그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던 히딩크는 며칠 후 선수들을 모아놓고 파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나이가 많건 적건 선수끼리는 무조건 반말을 한다. 밥 먹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엄격한 위계질서 속에서 살아온 선수들에게 히딩크의 말은 그야말로 '황당 선언문'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던 찰나, 대표팀의 막내 그룹이었던 김남일이 최고참 선배인 홍명보를 보며 한 마디 툭 던졌다.
"명보야, 밥 먹자!"
식당은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했고, 대한민국은 이기고 또 이기며 승승장구했다. 2002년 6월, 평등했던 '우리 팀'은 그래서 참 뜨겁고 강력했다.
- p328
이 부분은 번역자의 글 부분이다. 읽으면서 아차! 싶었다. 그래서 더 이상 4강 신화가 나오지 않나 보다. 히딩크와 같은 감독이 위계질서를 무너뜨려주지 않는 한, 빠른 의사결정과 정확한 협업 플레이를 해야 하는 환경에서 기존 우리의 문화적 관습으로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엔 역부족인가... 그 이유가 어떤 것이든 정확히 맞네 틀리네를 떠나, 현상에 대한 그 이면을 간파해 보려는 시도는 좋은 태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