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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Jan 08. 2020

나에겐 '그릿'이 있는가?

독서노트 #49 < GRIT 그릿 >

몇 년 전 <GRIT> 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베스트셀러로 꽤 오래 이름을 올리고 추천도서로 여기저기 이름을 날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그때 이 책을 읽었을 당시 꽤나 인상적이었고, 많은 자극을 받았었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끈덕지게 자신의 일에 매달렸을까? 그들 대부분이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해 보일 만큼 큰 야망을 품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자신이 늘 부족해 보였다. 그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과는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불만을 가지는 자신에게 정말로 만족을 느꼈다. 그들 각자가 비할 바 없이 흥미롭고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고, 목표의 달성만큼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만족을 느꼈다.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일 중에서 일부는 지루하고 좌절감을 안기고 심지어 고통스럽다고 해도 그들은 추호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열정은 오래 지속됐다.

요컨대 분야에 상관없이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굳건한 결의를 보였고 이는 두 가지 특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도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그릿(GRIT)이 있었다. (Grit은 사전적으로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라는 그릿의 뜻을 한국어의 한 단어로 명확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에서는 그릿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쓰되, 문맥에 따라 투지와 의지 등으로 번역했다.-편집자)

- p29

책에서 그릿의 정의를 읽기 전까지, 책 제목만으로는 그 뜻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영어공부를 꽤 오랜 시간 동안 해온 것 같았어도, GRIT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우리말로 옮기기에 적절한 한 단어가 없다. 그만큼 그릿이라는 단어는 열정, 집념, 끈기, 투지 등의 우리말로 그 맥락과 뉘앙스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말하는 열정은 단순히 관심 있는 일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동일한 최상위 목표에 변함없이 성실하고 꾸준하게 관심을 둔다는 의미다. 변덕스럽지도 않다. 열정은 날마다 잠들 때까지 생각했던 질문을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 p96

3년이 지나 다시 읽다 보니, '열정'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최상위 목표'에 대해 나의 생각이 점차 변화해왔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매번 좋은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지금이 그 책을 읽을 '적기'라고 느낄 만큼 그 순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유효하다. 다시 읽으니 더 많이 공감이 되고, 지금 읽게 된 이 순간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만큼 경험을 통해, 생각을 통해 예전보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기쁘기도 하다. 열정과 목표라는 부분이 예전에는 많이 추상적이고 흐리멍덩한 안개 또는 뜬구름에 불과했다면, 요즘은 좀 더 좁혀진 상태, 구체화되어 가는 상태에 가까워진 것 같다. 


그릿은 아주 오랫동안 동일한 상위 목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 <아웃라이어>, <몰입의 즐거움>, <더딥>, <원씽>과 더불어 <그릿>까지 이러한 책들을 다시 보다 보니 어렸을 때 가졌던 재능, 후천적으로 좀 더 많이 개발했던 재능을 제대로 키워보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실패에 대해 딛고 일어서는 법을 조금 더 일찍 배웠더라면', '흥미를 유지 및 개발시키는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었더라면', '좀 더 어렸을 때부터 좋은 책을 읽는 습관을 들였더라면' 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요즘이다. 후회없는 삶이 어디있으랴. 이런 아쉬움을 딛고 현재를 나아가야하는 것이 숙제일 터.



자수성가형 갑부로 평생 일군 자산이 하버드대학교 기부금의 약 두 배라는 워런 버핏은 전용기 조종사에게 간단히 3단계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야기의 전말은 이렇다. 버핏은 충직한 전용기 조종사를 보면서 당신에게도 틀림없이 나를 행선지로 데려다주는 일 외에 큰 꿈이 있었지 않느냐고 물었다. 조종사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버핏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3단계를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첫째, 직업상 목표 25개를 쓴다.
둘째, 자신을 성찰해가면서 그중에 가장 중요한 목표 5개에 동그라미를 친다. 반드시 5개만 골라야 한다.
셋째, 동그라미를 치지 않은 20개의 목표를 찬찬히 살핀다. 그 20개는 당신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야 할 일이다. 당신의 신경을 분산시키고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고 더 중요한 목표에서 시선을 앗아갈 일이기 때문이다.

- p100

성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일을 정하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일부터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는 버핏의 우선순위 정하기 3단계에 한 단계를 추가하고 싶다고 했다. 바로 '이 목표들이 공동 목표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라고 자신에게 묻는 단계다. 그 목표들이 같은 목표 체계의 일부일수록, 그래서 동일한 궁극적 관심을 지향할수록 열정이 한 곳으로 집중된다고 한다. 한 가지 목표에 장기적으로 열정적인 끈기를 보이는 것이 중요함을 말하려는 것 같다.


나는 꼭 한 가지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험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든가, 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최상위 목표 하나를 위해 모든 관심과 열정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긴 하다.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에 한해서. 하지만, 사람들마다 경험과 배경의 차이로 오히려 한 가지 목표를 설정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방향을 향해 가야 할지 모르는 경우,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다양하게 많은 경우, 자신의 재능이 다방면에 있어서 한 가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 등은 버핏처럼 차라리 5가지로 놓고 가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더크워스가 말한 것처럼 최상위 목표가 점점 좁혀질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성숙한 그릿의 전형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이 드러났다.

첫째는 관심이다. 열정은 당신이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데서 시작된다.
둘째는 연습이다. 이는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 말한다.
셋째는 목적이다.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열정을 무르익게 한다.
마지막 넷째는 희망이다.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를 말한다.  

- p131

책에 자신의 그릿 정도를 판별하는 테스트 항목들이 있다. 그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저자는 우리가 그릿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그릿도 미적분학과 피아노처럼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바로 위의 네 가지 관심, 연습, 목적, 희망을 인지하면 현 수준의 그릿보다 더 향상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릿이 성공의 전부는 아니다.



개인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많다. 성격은 여러 요소로 구성돼 있다.

나는 그릿을 다른 성격 특성과 함께 평가해보면서 세 범주를 발견했다. 그리고 각 범주를 성격의 내적 차원, 대인 관계적 차원, 지적 차원으로 이름 붙였다. 의지력, 공감력, 지력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릿은 내적 차원에 들어간다. 이 범주에는 문자하기와 게임하기 같은 유혹에 저항하는 힘과 특히 관련이 많은 자기 통제가 포함된다. 이는 그릿이 높은 사람은 자기 통제력이 강한 경향이 있고, 역의 관계도 성립한다는 의미다. ...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이 품성은 포괄적으로 '수행 인격' 또는 '자기 관리 기술' 이라고 불려 왔다....
대인 관계적 차원에는 감사, 사회지능, 분노와 같은 감정의 자기 통제력이 포함된다. '도덕 인격'으로 지칭되기도 한다. ... 우리가 누군가를 '참으로 선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낼 때 생각하는 품성이 이 범주일 것이다.
마지막 범주인 지적 차원은 호기심과 열의 같은 덕목을 말한다. 이는 관념의 세계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품성이다.

- p357

저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종종 왜 그릿만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그릿에 대한 오랜 연구와 이러한 책의 성과 때문이리라. 하지만 저자는 그릿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릿은 단지 성격적인 부분의 한 요소일 뿐, 우리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여러 요인을 함께 기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이 없듯이, 우리 삶에도 완벽한 하나의 솔루션은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의 능력을 향상시켜 좀 더 행복하고 나은 삶,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나갈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그 역시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사람들마다 가치관이 다를 테니, 이러한 책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적인 힘을 좀 더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목표에 걸림돌이 되는 수많은 유혹이 도사리는 우리의 삶.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은 분명 이런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 책 제목 : GRIT 그릿

* 저자 : 앤절라 더크워스

*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 출판일 : 2016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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