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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Designeer Jan 09. 2020

마케터의 일

독서노트 #50 < 마케터 ___의 일 >

많이 아파본 사람이 생생하게 아픈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많이 경험해 본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마케터 ___의 일> 책은 배민 신춘문예, 배민문방구, 배민팬클럽 배짱이 등 배달의민족 브랜딩을 담당한 우아한형제들 CBO(Chief Brand Officer) 장인성 저자의 책이다. 실제로 커뮤니티의 북모임에서 강연을 듣기도 했다. 굉장히 유쾌하고 통찰력이 있는 분이었다.


이 책은 매우 친절하게도 매장마다 요약이 되어있다.

독자인 나의 생각과 더불어 저자의 직접 요약본 내용을 정리해두면 누군가에겐 유용하지 않을까 해서 함께 적어본다.



1장 마케터의 기본기

- 무슨 일을 해도 잘할 수 있는, 기본이 잘된 사람이 마케팅도 잘한다. 무엇을 했는지보다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다.
- 일상에서 관찰하고, 이 경험을 잘 쌓아두자. 소비할 때의 나 자신을 관찰하면 가장 가까이서 잘 볼 수 있다. 경험 자산을 쌓고 나누고 늘리면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있다.
-사람은 가성비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진심으로 아는 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다. 좋아 미치는 브랜드 몇 개를 품고 살자.
- 성장은 태도에 달려 있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 흡수력이 좋은 사람, 나아지려는 욕구가 있는 사람, 생각하고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성장한다.
- 사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 잘 보인다. 왜 사는지, 안 사면 왜 안 사는지 스스로를 충분히 관찰해야 한다.
-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은 이해력을 떨어뜨린다. 마케터의 말은 영향력이 크므로 중요한 말들을 바르게 써야 한다.
- 그래서 장기로든 단기로든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

- p66

사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실무적인 마케팅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만 유용한 책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마케터는 틀에 박힌 업무를 하는 사람이 아닌 '경험하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사람'이며, 이러한 행위를 하는 누구든지 스스로를 마케터로 지칭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인드의 책이다. 더불어 사회생활에 도움되는 팁들이 마구 쏟아지는 책이다.



2장 마케터의 기획력

-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줄 소수의 핵심 고객을 찾아낸다. 그들을 나이와 성별 말고 라이프스타일로 표현해보자.
-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 브랜드는 보통 사람들에겐 특별하지 않다. 애정을 갖고 기획하고 무관심한 고객 입장에서 읽어본다.
- 왜 하는지,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그에 맞는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협업할 때 반드시 '왜'를 충분히 이야기해서 공감해야 한다.
- 잘되는 기획은 긴 말이 필요하지 않다. 보고서 없이는 설득할 수 없다면 잘된 기획이 아니다.
- 초안은 빠르게 매우 구체적으로 만들어놓고 하나씩 고치며 완성도를 높인다. 상상으로 채운 부분은 자료로 검증한다.
- 기획 단계에서는 안 될 만한 이유와 되는 방법이 동시에 떠오르게 마련이다. 되는 방법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다.
-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이 친구 혹은 동료들과 우리 이야기를 하도록,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둔다.

- p128

마케팅을 공부하거나 실제 업무를 해본 사람들은 느낄지 모르겠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은 분리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에도 분야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아무래도 브랜딩 쪽을 주로 담당해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예상할 법한 수치적인 부분이나 구매를 위한 전략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다. 조직의 목표를 위한 문제 해결 방법이라든가, 더 창의적이고 나은 아이디어를 고안하기 위한 방법에 가까운 내용이 더 많이 담겨있다.



말솜씨 없이도 설득하는 요령이 있습니다. 의견 차이가 생기는 이유에서 출발하는 거예요. 의견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경험이 달라서, 입장이 달라서, 그리고 취향이 달라서. 취향이 다른 건 인정하고, 나머지 두 가지, 경험과 입장 차이를 좁히면 설득은 훨씬 쉬워집니다.

- p156

그렇다. 취향이 다른 건 인정하고, 경험과 입장의 차이를 좁히면 좀 더 밀도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취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 취향이라는 선입견이 들어가다 보니 경험과 입장에도 자신의 감정으로 사실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것은 아무래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가 아직은 자리잡지 못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이 목표가 다를 때입니다. 다른 목표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을 때때로 보게 됩니다. 누군가의 목표는 고객이 아니라 조직장의 결재를 통과하는 것이고, 또 누군가의 목표는 멋진 포트폴리오를 쌓는 것이고, 또 누군가의 목표는 위험하고 귀찮은 일 만들지 않고 안정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기의 진짜 목표를 들키지 않게 조심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말이 안 통한다'고 느낍니다. 목표가 다르니까요.

- p158

회사에서 서로 다른 부서 간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우를 자주 본다. 각 부서마다 목표하는 바가 다르고 각자 자신의 권익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같은 부서 내에서도 동상이몽을 자주 발견하곤 한다. 사람마다 원하는 목표가 다르다 보니, 누군가는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물 흘러가듯 사회생활을 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조직에서 인정받고자 물불 안 가리며 일하기도 한다. 개개인별로 입장이 다른 건 알겠지만, 하나의 조직에서 동일한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이 서로 윈윈 하는 길일 것이다. 그것은 아무래도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는 것, 즉 고객의 입장을 먼저 가져와서 스스로에게 입혀보는 것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3장 마케터의 실행력

- 준비 잘해도 실패할 수 있다. 원인을 따지는 것보다 수습이 우선이다. 작게 시작하고 짧게 보고 빠르게 수정한다.
- 결정된 일이든 함께 결정한 일이든 결정의 이유를 알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마케터, 디자이너, 개발자가 서로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견하고, 같은 목표를 갖고 동시에 참여할 때 좋은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
- 설득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자신이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 경험과 지식을 이야기한다. 내가 옳다고 확신할수록 설득은 힘들어진다. 설득당하는 것도 설득이다.
- 일 잘하는 마케터는 글도 잘 쓴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고 쓰는 것은 마케터의 기본이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훈련을 통해 어려운 내용도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동료를 믿고 동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것도 일이고 능력이다. 팀은 개인보다 큰일을 할 수 있다. 똑똑하지만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은 팀의 역량을 해친다.

- p182

마케터의 실행력이 마케터들에게만 유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마케터'라고 쓰인 부분엔 '엔지니어' 혹은 '디자이너'라고 바꾸어 넣어도 말이 된다. 어떤 직무를 담당하고 있던 위와 같은 태도를 갖추고 일을 하면, 그 직무에서 그 분야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성격 나쁜 동료와 일하는 법

도망가세요. 답이 없습니다.
부정적인 사람은 사람의 에너지를 갉아먹습니다. 인간은 잘 바뀌지 않고, 그를 미워하면 나만 힘들어요. 그 사람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게 멀리 떨어지세요.
동료들이 나와 일하는 걸 피한다면 나 자신이 '성격 나쁜 동료'는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조직장이라면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기 꺼리는 이런 사람은 팀에서 빼주세요. 망설이며 지체하는 시간만큼 팀 전체의 역량을 해칩니다.

- p168

이 책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책을 읽다가 정말 육성으로 빵 터져서 '하하하' 웃어버렸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수도 없이 들어왔다. 일명 '또라이 보존의 법칙'이라고. 어딜 가나 반드시 그 조직에는 또라이가 한 명씩 존재하며, 만약 또라이가 보이지 않는다면 내가 바로 그 또라이일 것이라는 말.

어딜 가나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 명이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일을 벌이거나, 일을 하지 않거나, 일을 꼬이게 만들거나, 또는 대인관계를 매우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최대한 의가 상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길을 택했다. 책의 이 부분, '성격 나쁜 동료와 일하는 법' 소제목을 보자마자, 답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저자가 도망가라고 한다. 너무 웃겼다. 그리고 실제로 강연할 때도 오히려 우리에게 부탁했다. 혹시라도 그 해법을 찾으면 꼭 책을 써서 본인에게 알려달라고 말이다. 그만큼 '성격 나쁜 동료와 일하는 법'은 난제인 것이다. 앞으로도 미제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4장 마케터의 리더십

- 조직장이 구성원보다 모든 면에서 나을 수는 없다. 이기려 하지 말고 그가 잘하는 것에 기뻐하며,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자. 못하는 것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일을 더 잘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 조직장이 바쁘고 정신없어 보이면 구성원들이 말 걸기 어렵다. 말 걸기 쉬운 사람이 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
- 재미있는 일, 하고 싶은 일,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내 일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잘하고 싶고 더 열심히 신나게 고민한다. 결정할 수 있어야 더 많이 생각한다.
- 피드백을 할 때는 일과 사람을 분리해서 일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좋다. 목표에 맞는 방법인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묻는다. 의견과 의사결정을 분명하게 구분한다.
- 마케팅은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다. 팀에서 함께 잘할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유능한 사람을 고르는 것보다 중요하다.
- 좋아하는 사람, 잘 어울리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더 크고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

- p219

역시 마케팅만의 리더십이 아닌, 어떤 조직이든 통용되는 리더십일 것이다. 저자는 말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유능한 인재로 평가했던 것은 아니라고. 누군가에게는 일 잘하는 사람이고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때도 있었다고. 그 말이 내겐 많은 위로가 되었다. 누구나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고, 당연히 함께 일하고픈 인재가 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혼자 잘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잘 모른다. 그저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스로의 능력이 부족할 때도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나와 함께 했을 때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과 일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아무리 능력 있는 인재도 모든 상황에서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 함께 하는 사람, 일을 도와주는 도구, 일을 진행하는 시기 등 수많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실행은
작게 짧게 빠르게.
과감하게 그리고 디테일하게.


개인이나 작은 조직일수록 실행은 '작게 짧게 빠르게 과감하게 디테일하게' 해야 하는 것에 공감한다. 이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디테일하게'인 것 같다. 특히나 '빠르게'와 '디테일하게'는 매우 상충되는 말이다. 빠르게를 챙기다보면 디테일이 떨어지고, 디테일을 챙기다 보면 절대로 빠르게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디테일을 챙길 수 있을 만큼 잘 알아야 빠르게가 동시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빠르게만 하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다 놓쳐서 우수수 떨어지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사랑을 아낌없이 주어본 사람이 사랑을 받을 줄도 압니다. 몰입해본 사람이 몰입하게 만들 수 있어요. 놀아본 사람이 노는 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 적 없다면, 자신의 브랜드를 사람들이 진심으로 좋아하게 만들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 p35

일명 '덕질'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일수록, '취향'이 분명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브랜드를 다른 사람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에는 '마케터 ___의 일'라고 빈칸이 있다. 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적어준 내 이름이 적혀있다.

저자는 나만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람,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사람, 무언가에 푹 빠져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치 모두가 '마케터'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어떤 경험을 쌓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것에 빠져있는지만 다를 뿐 어쩌면 우리는 모두 '마케터'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 책에서 말한 마케팅은 다소 IT회사다운 마케팅이었을 것이며, 유통이나 오프라인 매장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독자인 우리들의 마케팅은 저자의 마케팅과도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묻는다. '마케터 ___의 일'은 무엇이냐고.


책의 내용 중 누군가는 공감하기도 하고, 반박하기도 할 것이다.

자신을 무어라 부르든 'OOO ___의 일'을 스스로 정의해보는 것은 의미 있을 것 같다.

'Life Designeer 나의 일'은 말이지......




* 책 제목 : 마케터 ___의 일

* 저자 : 장인성

* 출판사 : 북스톤

* 출판일 : 2018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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