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록
누구나 저마다의 이유로 삶을 정리한다. 요나는 자고 싶었고 한없이 잠들어 있고 싶었다. 눈을 뜨고 있는 삶은 언제나 피곤하다. 눈을 감으면 어떤 무의미한 괴로움도 잊게 된다. 아무도 찾지 않는 시간에도 외롭지 않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영원히 잠드는 꿈을 꾼다.
2023년 1월 1일 요나는 응급실에 있다. 지난밤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두드릴 때의 시끄러움, 구급대원이 자면 안 된다고 흔들어 깨우며 때리는데 팔은 멍이 들듯 아프고, 약은 얼마나 먹었는지 캐묻던 의사의 목소리는 매섭고, 휠체어에 실려 집으로 돌아오던 순간은 한없이 초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