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록
누구나 저마다의 이유로 하루를 정리한다. 나는 자고 싶다. 한없이 잠들고 싶다. 눈을 뜨고 있는 피곤하다. 눈을 감으면 어떤 괴로움도 잊게 되리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시간에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누구에게 거절당해도 슬프지 않으리라. 나는 잠든 세상에서 일어나는 꿈을 꾼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환하게 눈이 부셨다.
누군가 건물이 울리도록 문을 두드리고 이름을 부르며 소리친다.
시끄러워 문을 열어야지 생각하다 축 늘어진 몸이 나를 가둬버린 것을 뒤늦게 알아챈다.
문이 열린다.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구급대원은 내 지갑을 챙기라고 누군가에 말한다.
잠들면 안된다고 나를 때리고 흔든다.
의식은 닫힌 채 질문을 듣고 웅얼거렸다.
조용히 자고싶었을 뿐인데, 더 이상 잘 수가 없다.
잠깐이라도 눈감을 수 없을 만큼 시끄럽고 밝은 곳에서 다시 잠이 든다.
희미한 의식과 움직이지 않는 몸이 휠체어에 놓여진다.
이제 조용하다. 다시 긴 잠이 나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