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이 돋아났다

by 안희정

자고 일어났더니 머리가 불쑥 길어졌다


고아하게 노래하던 달을 보러 나왔었나

반짝하고 춤추던 별을 보러 나왔었나

가을 향기 바투 쥐고 흔들던 바람 보러 나왔었나


밤의 소란스러운 축제에 장단 맞춰

쑥덕쑥덕 도란도란

옹골지게 크는 새싹 되어


내가 보지 못한

기적의 공연 즐기며 자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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