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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희정 Jul 25. 2024

라이트를 만드는 글쟁이들

라라크루 수요질문. 2024.07.24

라라크루 활동을 하면서 여러분은 어떤 마음을 느꼈나요.     


처음 라라크루에 들어갔을 때 내 마음의 밭에는 열정이 파릇파릇 돋아나 있었다. 글을 본격적으로 써보려고 마음을 먹었기에 글쓰기 모임은 그런 소망을 실천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여겼다. 모임에 들어간 이후에는 모임 규칙대로 일주일에 2번의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그건 마치 내 몸에 꽉 끼는 옷을 어떻게든 입어보려는 노력처럼 진땀이 흐르고 가슴이 조여 오는 시도였다.


글쓰기가 습관이 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들었다. 지금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어도 멈추지는 않았다. 남몰래 품어온 욕망이 현실이 되리라고 믿으며 살을 빼듯 마음에 낀 부정적인 감정들을 애써 덜어냈다. 묵묵히, 때로는 미련스럽게 쓰기를 이어갔다. 새 글을 쓸 때마다 안갯속을 걸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마음 저 마음 더듬거리며 걷는 길의 끝에는 예기치 않은 짜릿한 기쁨이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서 시작했더라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결실이었다.


라라크루는 내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게 하는 지도자였고, 동시에 든든한 보호자였다.

나는 그렇게 글쟁이가 되어갔다.

    

라라크루는 글쓰기 모임이다. 글쓰기 모임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글 쓰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내가 모임 안에서 글쓰기를 계속 이어가며 성취감을 느꼈던 경험은 어찌 보면 매우 당연한 결과이다. 함께 쓰기를 할 때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새로운 행복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내 글을 나누고 크루원들의 마음이 담긴 글을 받을 때마다 그들과 점점 단단하게 연결되었다. 인생의 벗이라 부를만한 진한 인연들이 찾아왔다.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내 삶의 고통이 남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보였다. 새장 안에서 웅크렸던 마음이 벗들에게 용기를 얻어 세상밖으로 나아갔다.


나는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을 가지는 행운을 잡았다. 그 행운을 혼자만 가지기가 미안해 나도 벗들에게 그런 마음을 주려고 노력했다. 시기와 질투, 미움처럼 못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타인의 행복을 빌어줄 때 자신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빛을 찾는 어둠의 나방처럼 날갯짓한 건 무엇보다 나를 위한 행동이었다.     


인생은 여전히 아름답지 않다. 하루는 고달프고 힘들다. 내가 오늘 스치는 모든 사람들의 인생도 그렇다. 그런 삶에도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이들을 라이트 라이팅하는 글쟁이. 라라크루에 있는 ‘우리’라고 부른다.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수요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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