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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06 관계, 업무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

업무능력만큼이나 상대의 마음을 얻는 일은 중요하다

by 자윤

보통 조직을 이루고 있는 집단에서는 인사고과라는 제도가 있다. 이를 통해 각 구성원들의 업무실적·수행능력·근무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되는데 구성원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동료평가 또한 이에 포함되어 있다. 바로 옆에서 자세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평가를 하므로 상사가 보지 못했던 점들을 발견하여 건설적인 조언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적인 감정으로 응답하는 경우가 있어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평가.png 실제 업무 수행 능력과는 무관하게 잘못 형성된 관계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때는 바야흐로 11월이었다. 11월은 학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한창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매년 하는 평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평가 결과로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러했다. 나는 먼저 학부모 및 학생 평가를 확인했다. 결과는 평균 이상이었고 나름 평가 결과를 보며 만족했다. 이 맛에 교사를 한다는 생각을 하며 행복한 것도 잠시, 동료 평가 결과를 확인하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만점일 줄 알았던 나의 점수는 만점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나의 점수를 깎아버린 것이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순 없다고 생각했지만 평가 결과로 이를 확인하니 꽤 당황스러웠다. 결과를 보며 그동안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이처럼 실제 업무 수행 능력과는 무관하게 잘못 형성된 관계(서로 간의 오해 및 갈등)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위 사례를 통해 개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후 나는 학생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 및 관리자와의 관계 또한 생각하며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지인 Q 씨는 주변 사람들의 일로 지난 1년간 매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일의 경력은 짧았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부장을 맡게 된 그는 나름 열심히 일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만큼 잘 따라주지 않았다. 업무 수행 능력은 뛰어났지만, 주변 사람들이 모든 일을 부장인 자신에게 떠넘기거나, 다 같이 협조해야 하는 일도 같은 팀 동료들의 지연된 일처리로 제때 제출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에 대한 이상한 소문까지 돌자 내성적이었던 Q 씨는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했다. 그는 점점 힘들어졌다. 주변 사람들이 모난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업무로 만난 관계는 달랐다. 점점 더 주변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자 결국 휴직을 하게 되고 사직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소통.png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수다.


만약 지인 Q가 타인과의 관계를 잘 맺었다면 그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에도 사람들은 그를 옹호하고 그의 편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있었다면 혼자 속앓이 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자신의 업무 능력이 뛰어나도 주변 사람들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결국 힘들어진다. 사람들은 당사자가 아니므로 상황을 알아야지만 해결책을 줄 수 있고 위로해줄 수 있다. 지인 Q 씨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업무만 하다 곪은 경우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너무 업무는 등한시하고 인간관계만 치중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업무적으로 주변 사람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업무를 하면서도 내 속을 보이고, 힘들다는 것을 내비칠 필요가 있다. 과도한 불평, 불만은 상대를 피곤하게 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자신이 처한 힘든 상태를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결국 업무 능력을 자신의 능력만큼 또는 그 이상 인정받기 위해서는 건전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만 잘하는 것도, 관계만 신경 쓰는 것도 아닌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놓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모르는 것은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물어보면서 한 번 더 소통할 기회가 생긴다. 물어보는 사람은 답을 알아서 좋고, 질문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 상대를 도왔다는 생각에 기쁘기 때문이다. 자신이 능력이 없음을 만 천하에 알리는 것 같다는 생각에 간혹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업무능력과 관계 모두를 잃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적극적으로 물어서 업무도 해결하고 관계도 돈독히 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경조사를 챙긴다. 사람은 슬플 때 기쁠 때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경사와 조사에 축하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한결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꼭 금전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아니어도 좋다. 그리고 혹여 경조사비를 지출하거나 선물을 하게 되더라도 돌려받을 생각은 하지 않도록 한다.


업무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서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타인과의 관계 구축이 사회생활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대부분 실천에 어려움을 겪는다. 다음 장부터는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관계 형성 전에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과의 건강한 교류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다룰 것이다. 그중 나 자신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자존감 기르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관계를 보다 수월하게 형성하는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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