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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01 나 자신을 아끼며 살고 있는가?

자책에서 벗어나기

by 자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메시지 폭탄이다. ‘아래 파일을 오늘 오후 3시까지 완성해서 보내주세요’, ‘시청각실 의자를 다 같이 옮겨주세요’, ‘다음 파일 이상 없는지 살펴보시고 의견 주세요’ 등 기타 잡다한 업무들까지 헤아리면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하루 동안 쉴 새 없이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동시에 처리하다 보면 제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 해도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메시지.png 많은 일들을 동시에 처리하다 보면 제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 해도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직장 선배 A 씨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엇인가 깜빡하는 버릇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생긴 건망증에 괴로워했다. 자꾸 실수가 느는 것 같은 자신의 모습을 용납하지 못했다. 본인은 그랬지만 정작 주변에서는 그를 누구보다도 완벽하고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머리를 탓하고 농담이라도 스스로의 실수에 대해 자책하는 일이 잦았다.


보통 사람들은 실수를 저지르면 ‘아,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제대로 하는 게 없을까.’처럼 생각하며 스스로를 자책한다. 물론 이러한 반응은 정상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서 멈춰야 한다. 즉,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단계에서 멈춰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 이러한 자책의 정도가 심해지면 우리의 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무기력감과 우울감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자책감은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전형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희망.jpg 그런 나에게 직장 선배의 말 한마디는 지금까지, 스스로에 대한 원망을 멈추고 나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다.


사회 초년생 때의 일이다. 미숙한 업무 처리로 작은 실수들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업무 담당자에게 메시지로 ‘죄송합니다. 제가 괜히 번거롭게 해 드렸네요.’와 같은 사과의 말을 하곤 했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실수를 하여 나는 늘 그러듯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을 본 나는 한 동안 메시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그럴 때는 죄송하다는 말 대신 ‘다음부터는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거야.


별 말 아닌 것 같은 직장 선배의 답장은 지금까지 내 마음에 남은 ‘별 말’이 되었다. 몇 글자 안 되는 그 대답은 나에게 많은 울림과 깨달음을 주었다. 그동안 나는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나 자신을 알게 모르게 자책하며 상처를 주었다. 적당한 자책감은 실수에 대한 개선의 여지를 주지만, 지나친 자책감은 나를 수렁에 빠지게 함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나에게 직장 선배의 말 한마디는 지금까지, 스스로에 대한 원망을 멈추고 나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다.


실수는 죄가 아니잖아요. 나부터 내 편이 되어 "괜찮아요." 라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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