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 당당하게

by 글쓰는장의사

"대단해요"

"네?"

"참 힘들 텐데 이렇게 아무 일 아닌 듯이 쉽게 말하기 쉽지 않을 텐데..."

"하하하... 아닙니다. 다 지난 일인데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어쩜 그렇게 긍정적이세요?"

이혼을 하고도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냐는 말을 순화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이혼이라는 꼬리표를 달면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지지 못한다. 나는 친구들도 다 잃었고, 그전까지 사회 혹은 학교생활을 통해 알게 되었던 지인들을 모두 잃었다. 아니 내가 그들에게서 떠났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그들에게 아무런 잘못도,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지만 마치 내가 죄인이 된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내가 이혼한 이야기를 험담하듯 혹은 안줏거리 삼아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알게 된 진실이 있었다.


"사람들은 남의 일에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


그저 피해의식이었다. 그래서 미친 척하고 좀 당당해져 보기로 했다.

"결혼하셨어요?"라고 나에게 물어보면 나의 대답은 항상 똑같다.

"결혼이요? 아~ 다녀왔습니다!! 하하하"

이런 나의 대답에 열의 아홉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래요! 뭐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죠! 하하하"


내가 감추지 않으니 아무도 나에 대해 뒷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상처를 들어내니 사람들은 그 상처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도 나를 동정의 눈이나 범죄자를 보는듯한 기분 나쁜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듣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나의 험담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았다.

주변의 몇몇 이혼한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당당하게 말하세요"

내가 당당하지 못하면 그것은 정말 나의 흠이 되어버린다.


이혼은 흠이 아니다. 죄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니 나는 죄인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내 또래 사람들에게 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한다.

"야! 한 번도 안 해본 너희보다 차라리 갔다 온 내가 더 낫다."


사실 나도 이렇게 당당해 지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확실한 건 처음이 어렵다.

그리고 당당해지니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


"응 나 돌싱이야. 그런데 그게 왜?"


억지로 힘든 결혼생활을 하기보다 이혼을 선택한 돌싱이 더 용기 있는 사람이다.

그때의 그 용기로 내 삶을 좀 더 밝게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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