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은 인연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특별한 인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어느 특정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일을 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유독 고인과의 인연이 아주 특별하다.
살면서 짧은 순간의 일면식조차 없는 사람.
단 한 번도 대화를 해보지 못한 사람.
아니 어쩌면 이런 사람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는 사람.
그런 나에게 자신의 마지막 길을 부탁한다는 것.
당연히 돌아가신 고인이 직접 나에게 부탁하는 경우는 없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나는 매 순간 만나 뵙게 되는 고인분들이 직접 나를 선택하셨다 믿는다.
비록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남은 가족들을 장례기간만큼이라도 잘 부탁한다는 당부.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 아름답길 바라는 바람.
그러한 소망들이 나에게 인연으로 다가왔다 생각한다.
사실 장례식장에 근무하면서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직접적으로 가족과 소통할 시간도 부족하고,
한 분에게 집중적으로 관리할 여건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퇴사 후 내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항상 고인을 모실 때 마음속으로 나의 마음을 전달한다.
"저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에 대한 보답은 최고의 예우로 하겠습니다."
한 번은 이런 경우가 있었다.
2일 차에 입관을 마치고,
마지막 발인을 위해 이른 아침 빈소에 갔다.
혹시나 분실물이 생기지 않을까?
필요한 서류를 두고 가시지 않을까?
등등 최종 확인을 하고 있는데 상주님이 다가오셨다.
"아버지가 감사하다고 전해달라 하시네요."
"네?? 그게 무슨 말씀 이시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라 하면, 어제 내가 직접 수의를 입혀드리고 관에 모셔드린 고인을 말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늦은 밤까지 손님이 있어서 잠을 못 자다가, 새벽에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꿈에 아버지가 나왔어요."
그제야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혹은 상주님이 입관 후 계속 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어서 그런 꿈을 꾸었을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나에게는 최고의 찬사였다.
"감사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 장례가 종료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