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다른 습관

-틀리지 않고 그저 다를 뿐이었다.

by 글쓰는장의사

"난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어! 어쩌라는 거야!"


혹시 이와 비슷한 말 혹은 생각을 했던 경험이 있을까?

부끄럽지만 나는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다. 홧김에 한 말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부끄럽다.


20대 중후반, 30대 중반에 보통 결혼을 많이들 한다.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나쁜 습관이든 좋은 습관이든 이미 습관이 잡혔고, 바꾸기 힘들다. 이건 남자, 여자 모두가 같다. 당연히 나와는 다른 환경, 분위기, 배경에서 자란 사람과 살아야 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만 이런 답답한 상황이 아니다. 내 배우자도 똑같은 상황이다. 당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또 한 번 핑계를 대자면, 너무 어렸나 보다.


스스로 생각할 때 '이건 좋은 습관인 거 같은데...' 내 배우자는 아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상황이 오면 어리둥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

나는 항상 화장실에 수건을 한 장 걸어둔다. 간단하게 손을 닦는다 던 지, 세수만 간다히 하는 경우 이 수건을 사용한다. 어릴 때부터 우리 집은 그렇게 사용했다. 그러다 냄새가 나거나, 많이 젖은 상태일 때 세탁바구니에 넣는다. 하지만 당시 나의 배우자는 그러지 않았다, 한번 사용한 수건은 다시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틀린 것인가? 아님 그 사람이 틀린 것인가? 정답을 찾기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질문이 잘못되었다. 아무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다를 뿐이다. 그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했으면 되는 일이었다. 유치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시 우리는 이 문제로 이틀 정도 대화를 했던 거 같다. 결과는 나의 패배였다.

"내가 빨래를 다 하니까 빨래 걱정하지 말고 그냥 빨래통에 다 넣어"

할 말이 없었다. 회심의 일격에 나는 다운되고 말았다.


식사 때 티브이를 보거나 대화를 하는 것, 남자의 경우 소변을 보고 뚜껑을 닫지 않는 것, 치약을 가운데부터 눌러서 짜는 것, 집에 들어올 때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 두는 것 등등 정말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다르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이것은 같이 살아보기 전에는 알 방법이 없다. 지나고 보니 무서운 사실은 이런 아무것도 아닌,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부분들이 쌓여서 둘 사이의 감정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사소하다고 치부하고 넘겨버린 경우도 많았다.

"별것도 아닌 걸로 괜히 트러블 만들지 마!"

그래서 그 이후 말을 하지 않았나 보다.

그만큼 난 편안하다고 느꼈나 보다.

그 덕에 난 지금 골드 돌싱이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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