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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n 19. 2016

함께 만들자,핀란드 전통 수공예!

수공예박물관  Luostarinmäki handicraft museum

소풍을 가려했는데 비가 올듯 말듯 날이 흐립니다. 오후에 비올 확률은 60%. 아무래도 소풍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부모님은 핀란드인이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큰 아이의 친구 Gabriela가 친구들을 만나러 미국으로 떠나기 전날인 오늘, 삼총사는 Gabby의 엄마 Susanna가 일하고 있는 난탈리로 소풍을 가려 했답니다. 네, 큰 딸의 베스트 프렌드 Gabby는 저의 베스트 프랜드 Susanna의 딸이랍니다. 바로 어제 난탈리 음악 축제 공연표를 선물해 준 친구지요.


난탈리 음악축제의 마지막 날인 오늘 토요일에 하필 비가 내리네요. 우리 집에 모여서 놀까 하다가 이번 주말 수공예 박물관에서 체험활동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시내에 있는 수공예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아쉽지만 Susanna는 난탈리를 지키고 Gabby는 제가 태워 옵니다.


Turku 시내에 있는 수공예 박물관은 문 여는 날을 잘 확인하시고 방문하셔야 합니다. 일년 중 문을 열지 않는 날도 있고 개장시간도 제각각이어서 아무 생각없이 갔다가는 헛걸음을 하게 되거든요. 저 역시 한 번 헛걸음을 한 경험이 있는지라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딸들과 들러보려고 홈페이지를 여러 차례 확인하곤 했답니다 ( turku.fi )


그러던 중 체험행사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잊지 않기 위해 달력에 기록을 해두었어요. 바로 오늘과 내일, 이틀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 네 명의 소녀를 이끌고 소풍대신 방문하였습니다.핀란드의 박물관들은 어린이의 경우 무료이거나, 어린이 4명 또는 5명까지 어른과 동행하여 Family ticket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답니다. 수공예 야외박물관의 경우 어른 6유로, 7세이상 어린이 4유로인데 Family ticket의 경우 13유로라서 이 인원이 우르르 갔음에도 13유로로 해결했답니다.


Tilly가 전통 방식으로 실로 넓은 끈을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수공예 박물관은 시내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지만 핀란드답게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초록 들판과 나무들 사이로 목조 건물이 여러 채 들어서 있고 각 건물은 각각의 전통 수공예 작업을 보여줍니다. 핀란드 전통 복장을 한 직원들이 실제로 수공작업을 하고 있어서 작업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 있어요. 이번 행사에서는 이 작업들 중 몇몇 작업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재료를 준비해 두고 운영할 직원들을 배치하였더군요. 종이위에 이름을 적은 패스포트에 각 체험을 마치면 도장을 찍어주고 도장을 다 모으면 수료증같은 것을 만들어 줍니다.

인쇄소에서 각자의 이름을 조합해 보았습니다. 이곳에 들르게 되면 한국어로 남겨 둔 메세지를 보여달라고 해보세요. 이미 다녀가신 몇몇 분들이 한글로 예쁘게 이름도 적어 놓으시고 인삿말도 적어 놓으셨길래 저도 다음에 방문하실 한국분들을 위해 메세지를 남겨놓았답니다.



아이들은 짐승의 털가죽으로 모자와 신발 등을 만드는 재봉틀 아주머니를 가장 좋아하더군요. 정말 따뜻해 보였어요. 핀란드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목공예와 양재 수업을 다른 교과목들과 같이 배운 답니다. 아마도 목공과 양재 등 수공예는 핀란드인들의 생활 일부이자, 오늘날 디자인 강국을 만들어 준 밑바탕이 아닐까 싶어요.


나무를 깎아 물지게를 만드시던 아저씨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되자 물지게 지는 모습을 흉내내시며 무거워 죽겠다고 연기를 하십니다. 덕분에 한참을 웃었지요.

소풍대신 박물관이라니....!

처음에는 다소 실망스러워 하는 듯 했지만 하루 종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직접 체험을 하다 보니 배고픈 줄도 모르고 저녁무렵까지 놀았답니다. 근처에서 간식을 먹었는데 어찌나 허겁지겁 먹는지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 녀석들, 어지간히 배가 고팠던 모양이구나...' 미소가 절로 지어지더군요.


내일이면 한달 간 미국으로 옛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Gabby에게 모두가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작년 여름에 부모님의 고국인 핀란드로 돌아왔으니 근 일년만이지요. 미국 가면 처키 치즈에 갈꺼냐? 그 사탕도 먹겠네..... 너즈말이야.....


미국에서 살았던 딸들은 덩달아 미국에 있는 친구들도 그립고 미국에서의 추억이 떠오르나 봅니다.

그 사탕 내가 사올께!!!

그때 Tilly가 말합니다. Gabby! 네 이름이 적힌 무언가를 주고 가! 너 보고 싶으면 그거 볼께!

오케이!!! Gabby는 지갑을 열어 이곳저것 살피더니 핑크바닐라 디저트 ( 아이들이 좋아하는 컵케이크가게에요) 쿠폰과 오늘 만든 박물관 여권에 진하게 키스하더니 Tilly와 딸아이에게 줍니다.

with my love!!!!

녀석들, 그걸 하나씩 품에 안고 한참을 손흔들며 인사합니다.


소녀들의 우정이란 이런 걸까요...?

오늘도 미소 한 가득 추억을 쌓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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