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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Jul 21. 2016

사람아, 사람아!

한국방문기 #1

한국에 가면 뭐하고 싶어?

치킨도 먹고, 짜장면도 먹고... 외할머니랑 이모랑 내 친구들 만나고 싶어요....


삼십년 조금 넘게 살아온 땅이다. 새로울 장소도 흥미로운 관광명소도 내게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첫번째 이유는 사람이다. 그리운 얼굴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가 아닌데도 미국으로 떠나고 또다시 핀란드로 떠나 있는 딸들에게 한국에 남아 있는 친구들은 매우 특별한 존재들이다. 돌아가면 만나고 싶은, 만나기 위해 돌아가고 싶은 존재


큰 아이의 친구들은 초등6학년으로 남은 한 학기를 마치면 중학생이 되버린다. 말그대로 되버린다.


너 들어오는 김에, 애들 초등학교 시절 기념할 수 있게 우정사진 찍어주자! 우리 초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으로 만났쟎아.


봄단기방학 대규모 인원을 이끌고 핀란드행을 감행한 친구하나가 제안한다. 누군가는 스튜디오를 알아보고 예약을 잡고 누군가는 사진찍을 때 맞춰 입을 옷을 준비한다. 각자의 일상으로 바쁜 와중에도 여섯 명의 엄마와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어색한 듯 이리저리 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표정은 밝다.


좀 웃어봐!!!

야~ 어쩌니, 내 딸만 젤 작아!!! 넌 발꿈치 좀 들어라.


어깨에 손을 올려봐라, 시선을 돌려 내려다 보아라.

사진사 아저씨의 요구에 쑥스러워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엄마들의 성화에 못이겨 뻘쭘히 자세를 잡는다.


얘들아, 너희 왜그러냐! 말뚝박기하고 놀던거 기억안나?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절대로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하지만 소용없다.


왜~ 덥다고 타이즈만 신고도 잘만 놀아놓고~~~


어릴적, 6년 전 이야기를 꺼내고 또 꺼내도 늘 처음인듯 재미있다.


그런 친구들을 뒤로 하고 돌아왔지만 아직 함께인듯 하다. 어쩌면 챙겨준 빙빙이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딸의 친구 엄마이자, 내 친구인 그녀의 카스에 댓글을 달았다.


어머? 그건 또 뭐야? 신기하다!!!!!


그녀는 나의 댓글을 보고 우리집 자매들을 위해 빙빙이 두 개를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그 빙빙이는 핀란드에서 슬러쉬를 만들고 있다.


다음 방문에는 작은 딸아이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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