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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ug 24. 2016

스톡홀름 추천여행지- 드로트닝홀름 궁전

러시아의 생뜨 뻬쩨르부륵을 방문했을 때 들렀던 여름궁전... 나중에 내가 가족과 단 한곳을 여행한다면 이곳에 오리라! 생각했던 곳이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근교에 위치한 그 나라의 왕궁은 아름다운 건물과 환상적인 조경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정신을 잃게 한다.


여행을 할때마다 가능하면 그 나라의 아름다운 궁전에 들러보고 싶은 소망은 그 기억으로 부터 시작된 것 같다. 내가 사는 투르크의 성은 참으로 투박하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 이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있었다면 매일같이 달려가 차를 마셨을지도 모른다.


첫번째 스톡홀름 여행에서는 들르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곳, 드로트닝홀름 궁전에 별을 찍는다. 실수로 궁전 정면에 위치한 주차장이 아닌 궁전 뒷편 숲너머 주차장에 별을 찍었다. 별을 따라 가다 보니 왼편으로 궁전이 그 자태를 드러낸다. 궁전을 조금 지나쳐 숲속에 자리한 주차장.


가끔은 실수를 해도 좋아.... 그 실수덕분에 예상치못했던 선물을 받을 수도 있거든


햇살아래 반짝이는 호수, 짙게 드리운 녹음, 세상의 저편인가 싶도록 아름답고 평화롭다.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고작 한 걸을 떼었을 뿐이다.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 바짓단을 부여잡고 장난질을 치는 모양새다.


저녁을 먹고 산책삼아 걷던 공원의 숲길과 닮았다. 몇 그루되지 않지만 양 옆으로 늘어선 그 나무사잇길이 좋았다. 수줍은 연인이 손을 잡고 걸었던 그 길에는 어느새인가 배가 불룩한 행복한 여인과 그를 지키는 사내가 함께 걸었고 시간이 지나 그 여인은 유모차를 밀고 다시 걸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아이는 아장아장 걷다가 어느날엔가는 빠르게 내달리며 그길을 걸었다. 그길을 닮은 나뭇길이 마냥 좋다.



근교의 궁전은 궁전자체보다 궁전을 감싸고 있는 풍경이 더욱 매력적이다. 숲길이 있고 호수가 있고 꽃이 피는 그곳에 왕가의 그대들이 있었고 오늘의 내가 걷는다.


하늘마저도 참 예쁘다. 남중고도가 낮은 북유럽의 하늘은 유난히 바라보는 이의 가슴으로 가까이 달려든다. 구름을 덮고 눕듯 하늘을 바라본다.


햇살아래 더욱 반짝이는 은색모자의 근위병도, 해태를 닮은 석상도 한 마음으로 궁전을 지키는 듯하다. 난생 처음으로 여성근위병을 보았다. 왠지모르게 못져보인다. 나의 딸들도, 여자라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세상에 덤볐으면 좋겠다. 결국엔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의 역할에 허덕이고 있는 내가 딸들에게 바라는 가장 큰 바램일런지 모른다.


화려한 장식의 궁전내부도 아름답지만 햇살이 반짝이고 바람에 머리칼이 날리는 궁전바깥이 아무래도 더 좋다. 계단 아무곳에나 걸터앉아 책일 읽든 음악을 듣든 이 바람, 이 공기에 취하고 싶지만 나의 가족들은 이미 저만치 먼저 간다.


같이 가자... 조금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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