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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스 Aug 10. 2017

덴마크 크론보르성 : 조금 특별한 햄릿의 이야기

코펜하겐으로 부터 북쪽으로 40km쯤 떨어진 작은 항구마을  Helsingør에는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 중 하나인 '햄릿'의 성으로 더욱 유명한 Kronborg 성이 있다


코펜하겐에서 기차를 타거나 시외버스인 Tog bus를 타고 북쪽으로 40여분 달려가면 Helsingør에 도착한다. 내리자 마자 나를 반겨주는 바다를 끼고 15분쯤 걸어가면 Kronborg성에 도착하는데 바다너머 보이는 Kronborg성과 정박한 배들, 오가는 요트,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감각적인 건물을 구경하며 걷노라면 15분을 걸었는지 어쨌는지도 모를 정도로 순식간이다.


바다도 하늘도 어쩜 이리 파랗니
벤치에는 작은 조형물들이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딸아이옆의 작은 물건은 조형물이지 쓰레기가 아닙니다.


북유럽의 날씨는 여름이라 해서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온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바람이세차고 흐린 날이 많아 관광객들의 사진들을 보면 우중충한 하늘의 잿빛 사진들이 참 많다. 심지어 비라도 쏟아지는 날도 많기 때문에 화창한 파란 하늘아래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행복을 느끼게 한다. 파랗다, 파랗다, 신난다! 북유럽에 살다 보면 파란 하늘을 보며 느끼는 행복이 한국에서 느끼는 행복보다 백만배 쯤 되는 것 같다.



저만치 끝에서 무언가가 햇살을 한껏 품어 다시금 쏟아내고 있다. 뭐지? 가까이 다가갈수록 눈부신 존재는 마치 인어공주와도 닮아 있었다. 헬싱에르에도 인어공주동상이 있나 봐!!!???? 가까이서 보니 인어공주마냥 다소곳하게 자세를 잡았지만 인어도 공주도 아닌 모습이다. 왕자님인가 보다!?!?!?


안녕하세요, 왕자님? 할 말이 있어요. 날 똑바로 봐요. 널 구한 건 인어공주야, 이 모지라!!!


공연 시간표와 장소


북유럽은 그야말로 여름 한 철 장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지마다 계절 각각의 멋과 매력이 있다지만 북유럽만큼 여름 한 철에 즐길거리가 몰려 있는 곳도 없다. 게다가 날씨까지 고려한다면 죽어도 죽어도 북유럽여행은 한여름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핀란드만 해도 일년 중의 축제 99%가 여름에 열린다. 축제가 너무 많아 다 즐기지 못할 정도...


8월 한 달간 열리는 세익스피어 축제! 8월이 시작되자마자 크론보르성을 찾은 나는 얼마나 더 기쁠 수 있는가?!?!!!!???

이분 따라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햄릿 아버지의 망령이 나타나 억울하게 죽은 자신의 이야기를
햄릿과 오필리어
관람객은 곧 관광객이요, 무대는 성의 구석구석이다
오필리어 아버님이동하시는 연기중,딸아이 깜짝
햄릿어머님도 다가오셔서 또 깜짝
오필리어미쳐감


햄릿의 배경이 된 성이다 보니, 성의 구석구석에는 햄릿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배우들은 성을 무대삼아 공연을 펼치고 관광객들은 이동하며 공연을 관람한다. 이보다 더 특별한 햄릿이 또 있을까?


To be or not to be의 장면을 끝으로 공연은 끝나고 여느 공연처럼 주인공과의 포토타임도 열렸다. 딸들은 수줍게 웃으며 햄릿과의 사진을 남겼다. 햄릿의 성에서 말이다!



성의 뒷편에는 푸른 잔디와 바다가 펼쳐진다. 공연과 함께 성을 둘러 보았기에 여느 성의 관람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배가 고프다!!! 바닷가에 걸터앉아 샌드위치를 꺼내 들고 잠시 피크닉을 즐겨 보자!



야, 너희들!
햄릿성 뒷뜰에서 피크닉한거
잊어버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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