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스 Dec 03. 2017

그곳은 천국일까

핀란드의 그늘

" 엄마, 00 오빠가 죽었대요."


00는 핀란드에 살고 있는 큰 아이의 친구이다. 그 아이의 엄마는 나와도 가까운 사이로 크리스마스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고 김치를 함께 담그기도 했다. 문득 상상할 수조차 없는 그녀의 아픔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진다.


" 자살했나 보구나...?"

" 그런 것 같아요..."


마음이 많이 아파 자살시도를 하곤 했던 그 청년은 아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등졌다. 딸아이도 나도 그들에게 위로의 말을 어떻게 건내야 할 지, 자신이 없어 그저 그 청년의 가는 길이 더이상 아프지 않기를, 남아 있는 가족들이 잘 견뎌내 주기를 마음으로 빌어줄 뿐이다.



핀란드의 청소년 자살율은 매우 높다. 어린이의 천국이라면서, 학생들의 천국이라면서, 이상적인 교육모델이라 극찬받으면서도 청소년 자살율이 매우 높다. 끔찍한 학업부담과 과도한 경쟁으로 지옥이라 대비되는 우리 나라의 청소년 자살율보다 높다. 10세에서 24세 아동.청소년 십만 명당 자살인구는 14.2명으로 옆 나라 스웨덴이 7명, 한국이 9.4명, OECD평균은 6.5명이다.(2010년 기준 WTO)


수치만으로도 가늠이 되지만 그래프를 통해 보면 핀란드 청소년의 자살율이 무척 높은 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 원인으로 학교폭력, 학업스트레스 등을 들기도 하고  반대로 목표의식의 부재외 성취감 결여를 꼽기도 한다. 우울함을 절로 불러일으키는 날씨를 꼽기도 하는데 비슷한 기후를 보이는 스웨덴이나 영국(3.9명), 노르웨이(7.7명), 덴마크(3.6명), 아이슬란드(2.9명) 과 비교해 볼 때 과연 그러한지 의문이 생긴다.


천국이라 불리우는 또다른 나라, 캐나다, 뉴질랜드의 자살율도 상당히 높다. 과연 그곳은 천국일까?


그리운 나의 마을, 이곳에 아픔이 서려있을테지

삼년 전, 함께 김치를 담궜던 그녀는 더이상 그때의 그녀가 아닐 것이다. 큰 아픔을 안고 버텨나가야 할 또다른 그녀일테지... 김치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그녀인데...김치 한 포기 담아 건내주며 말없이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뿔라에도 종류가 있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