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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3rd

나랑 같이 걸을래?

by Someone



나랑 같이 걸을래

혹시 내일은 뭐해

네가 부담되지 않는 날에

산책이라도 할래

그냥 날이 좋길래

너와 걷고 싶어져서

내일 많이 바쁘지 않으면

혹시 나랑 같이 걸을래


적재의 나랑 같이 걸을래 -


좀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때는 유미의 세포, 치즈인터트랩, 바른연애길잡이 같이 이제는 지나버린 밝고 아름다웠던 시절, 미숙하지만 풋풋하고 예뻤던 그 시절의 이야기들을 그려낸 웹툰 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적재라는 가수의 나랑 같이 걸을래 노래를 듣게 되었고 제가 좋아했던 웹툰 바른연애 길잡이에

OST로 수록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바름이의선배 유연의 테마곡이라고 하더군요. 바름이와 유연이의 풋풋한 연애를 떠올려봅니다. 유연의 조심스럽고 배려심깊은 고백이자 데이트신청은 나랑 겉이 걸을래 였던 것 같아요.


물론 그드라마를 아직까지 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맑은 날 좋은 사람과의 산책이라는 청량하고 눈부신 이미지가 각인되어 여전히 이 노래는 제게 싱그러운 산책의 시간으로 존재합니다.


요즘, 날이 참 좋습니다.

그래서 걷다가 문득 하늘이 예쁘고 볕이 예쁘고 길가의꽃잎이나 나뭇잎이 예쁘면 나도 모르게 사진으로 남겨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주말이나 휴일에는 혼자 노트북들고 나가 카페에 앉아 일하다 바라다 보이는 모습을 나누기도 하구요.

요즘 제가 매주 들르는 카페랍니다.

집도 가깝고 양재천가는 사시사철 예쁘거든요. 저처럼 양재천 인근 사무실에서 휴일에도 일하는 이, 집이 가까워 양재천 어느 다리쯤에서 만나는 후배나 친구들


이들과는 양재천이 만남의 장소이자 추억을 쌓아가는 공간이랍니다. 이중 유독 호응을 잘해주는 이가 있어요. 제가 양재천 어디메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슬슬 걸어나와 들러줍니다. 그리고는 조금 수다를 떨며 같이 웃다가 벌떡 일어나 바라보며 물어요


같이 좀 걸을래?


노트북을 정리하고 따라 나섭니다. 적재의 노래 나랑 같이 걸을래가 흥얼거려지고 청량한 산책 그 느낌이 피어나요.


적당히 걸었다 싶으면 적당한 지점에서 각자의 방향에 맞춰 다시 걷습니다. 이번에는 혼자 걸어요. 하지만 같이 걷는 느낌이 여전합니다


혼자 돌아가는 길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겨 마치 나와 같이 걸은 것처럼 추억을 쌓아줍니다.


같이 걷다가 애기똥풀이라며 풀대를 꺾어 황색즙을 보여준 적이 있어요. 우리 애들 어릴 적 읽어주었던 동화 애기똥풀만 알았지 직접 본 적은 처음이었죠. 보통 다른 식물은 즙이 투명하거나 살짝 반투명한 겔 형태인데 애기똥풀은 애기똥마냥 황담색즙이라 애기똥풀이라 하는거라고 알려줬어요.


어떻게 이런 걸 알고 있을까, 신기하고 재미있었지요. 그러다 어느날 애기똥풀꽃이 피었는지 산책 후 돌아가는 길에 애기똥풀 꽃을 보내주었더랍니다

돌아가는 길에 보니 새순이 돋았다며 보내주고 청솔모를 보았다며 보내주고 올해 본 첫 꽃이라며 보내주고 걷다 보는 많은 것들을 공유해 줍니다



같이 걸으면 같이 걸어서 좋고

같이 걷지 않아도 같이 걷는 것 같아서 좋고


여러분은 같이 걷고 싶은 이가 있나요?

오늘은 이글을 통해 저와 같이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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