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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다 Sep 17. 2021

자동화에 관해서

에세이

시대착오적인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자동화에 대해서 심히 걱정스럽다. 언젠가 《녹색평론》에서 읽은 어떤 구절이 생각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생각나는 대로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폐하, 노동절약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나라에서 한 기술자가 이렇게 말하며 왕에게 그 기계를 바쳤다. 왕은 그 기술자의 공로를 치하하며 상을 주었지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맙다, 하지만 이 기계를 쓸 수는 없다. 나는 내 백성을 먹여살려야 한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여기며 자동화로 나아가는 게 답일까. 내가 자동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여태껏 현대산업문명의 혜택을 받아온 사람인데, 그렇게 말한다면 모순일 거다. 다만, 자동화가 꼭 필요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지 않을까. 아니 자동화를 해서는 안 되는 분야가 있지 않을까. 그런 게 있다면 그 분야에서는 자동화를 규제해야 하는 게 아닐까. 아니 규제를 한다는 게 바람직할까. 아니 당위성을 넘어 가능하긴 할까.


모든 게 자동화되고 그 자동화된 기계를 관리할 소수의 사람들만 일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예술과 취미활동만 하며 살아가도 생계에 전혀 지장이 없다면 그 사람들은 행복할까. 예술과 취미활동은 온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만으로 남을 수 있을까.


201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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