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바다 Jan 10. 2021

남의 돈이라고?

처음에는 무심코 듣다가 어느 순간 거슬리게 된 말이 있다. '남의 돈 벌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말. 남의 돈, 남의 돈이라니. 도박이나 사기·불법 사채업 혹은 부동산 투기로 번 돈아닌데,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정당한 대가로 받은 돈을 어째서 우리는 남의 돈이라고 말할까. 또한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을 아까워하는 사장도 아닌데, 노동자로 살아가는 우리 입에서 왜 그런 말이 나올까. 왜 우리는 우리가 흘린 땀의 정당한 대가를 그토록 습관적으로 폄하하고 있을까. ⠀


프리랜서든 직장인이든 우리가 불법으로 취득한 돈이 아니라면, 그 돈은 '남의 돈'이 아니라 '내 돈', '우리 돈'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흘린 땀의 가치를 스스로 존중해야 한다. 탱자탱자 놀면서 번 돈이 아니지 않나. ⠀

서구 선진국 상당수 국가에서 노동자 대표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배경에는, 노동의 대가에 대한 노동자들의 주인의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


1인 회사나 자영업이 아닌 한, 회사에서 일할 노동자가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경영진도 경영 실적을 올릴 수가 없고 주주들이 산 주식들도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주식을 가진 주주들만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지금의 '주주자본주의'는 그저 허상일 따름이다. ⠀


그러니 우리는 남의 돈을 벌지 않았다. 우리가 키운 회사에서, 우리 노력으로 정당하게 우리 몫을 받았을 뿐이다. '남의 돈'이 아니라 '우리 돈'을. ⠀


2020.03.15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을 닮은 사람이 되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