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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다 Jan 13. 2021

인문학은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본질

스티븐 잡스와 그가 이끈 애플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스티븐 잡스가 죽은 지도 벌써 햇수로 10년째인데, 인문학 열풍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왕년인문학도나는, 이러한 열풍이 처음 불었을 때나 지금이나 마음이 편치 않다.


물론 인문학은 삶을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어남은 반길 일이다. 허나 내가 편치 않은 까닭은, 이른바 '인문학 감성'을 내세운 '인문학 마케팅' 때문이다. 인문학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문학자들은 말한다. 인문학의 본질은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에 있다고. 내 얕은 식견으로는 그 말의 깊은 의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지만, 적어도 인문학의 쓸모가 이른바 대기업에서 주도하는 '인문학 마케팅'처럼 '돈벌이 인문학'으로만 전락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의 본질은 오히려 대자본과는 대척점에 있다. 만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금전 만능주의와 일등 지상주의를 이야기하더라도, 진실로 인문학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 코로나로 비대면과 무인화가 일상화되는 지금 추세에도 의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 살아온 것은 아닐까?' '우리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같은 질문 말이다. 설령 그런 질문이 대세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사는 사회가 비인간화되어가는 현상에 조금이라도 제동을 걸 수 있지 않을까. 기성의 사회·경제 체제를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또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를 약간이라도 더 인간다운 사회로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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