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
일간 이슬아
글을 쓰거나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물론 못 들어봤을 수도 있다. ‘일간 이슬아’가 2018년부터 시작했는데, 나는 작년 말(2020년)에야 알게 되었으니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슬아 작가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직접 쓴 글을 보내주는 일종의 뉴스레터다. 공짜는 아니고 한 달에 1만 원의 구독료가 있다. 지금이야 그와 유사한 뉴스레터가 많이 있지만, ‘뉴스레터’를 창작 공간으로 활용한 것은 당시로는 혁신적인 시도였다.
‘뉴스레터’ 자체는 인터넷 초창기부터 있었지만, 웹사이트에서 뉴스레터 신청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홍보 및 정보성 이메일로 치부됐다. 엄밀히 따지면, 그전에도 뉴스레터를 창작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블로그 시대 초창기에 다음 블로그(당시에는 ‘다음칼럼’이라고 불렀다)에서는 블로그 포스트를 뉴스레터로 발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그 시절에 (몇 년 전에 네이버 블로그로 이사했지만) 내가 다음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었기에 나는 그 점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블로그의 ‘뉴스레터’ 기능은 얼마 못 가서 폐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남아있다고 해도, 블로그 서비스의 부가 기능이었다는 점에서 ‘일간 이슬아’와 비슷하다고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블로그 뉴스레터는 유료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이슬아는 확실히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내가 아는 한 이 분야의 개척자다. 월 구독료를 받고 날마다 이메일로 글을 보내주는 창의적인 시도도 놀랍지만, 글을 맨날 쓸 수 있다는 점도 대단하다. 일기도 아닌 에세이를, 그것도 적어도 A4 한 장 분량 이상의 장문을 맨날 쓸 수 있다니. 그렇다고 글의 수준이 그렇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나는 요즘 ‘경험수집잡화점’에서 진행하는 ‘30일 매일 글쓰기’에 참여하고 있다. 이슬아 작가처럼 주 5일이 아니라 30일 동안 매일 써야 한다. 물론, 며칠 빼먹는다고 불이익은 없다. 그저 내가 낸 참가비가 아까울 뿐이다. 그래도 돈을 3만 원씩이나 냈는데, 돈이 아까워서라도 목표를 달성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하루는 건너뛰고 대신에 그다음 날에 두 편을 쓰는 중이다. 한 편은 지금 쓰고 있으니 이제 한 편이 더 남았다.
그런데 내가 앞서 참가비에 3만 원을 냈다는 말에 ‘미쳤네!’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요즘 세상에 그냥 공짜로도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글을 굳이 돈을 내고 쓰다니. 어떤 이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건 수업을 듣는 것도 아니고, (글쓰기 코칭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그냥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보여줄 뿐이니 더욱 그렇다. 나도 돈을 내지 않고도 글을 맨날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을 테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아직 그 정도의 의지가 없다. 이렇게라도 글을 계속 써서 문장력을 길러야겠다. 30일 매일 글쓰기가 끝나고 나면, 굳이 돈이 걸리지 않았더라도 수시로 글을 쓰고 고치는 사람이 되어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계속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돈을 받고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되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