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시를 쓰고 싶다'는 글을 썼지만, 실은 순서가 잘못됐다. '시를 읽고 싶다'는 말을 먼저 해야 맞지 않을까. 읽지 않고 쓸 수는 없으니까. 이른바 '독서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는 편에 속하는데도 여전히 내게 '시'는 어렵다.
그래서 내 독서 인생을 통틀어 읽은 시집은 얼추 잡아 불과 2~30권 정도려나. 그나마 그중에서 내가 이해하고 공감한 시는 과연 몇 편이나 될까.
문학 평론가가 될 것도 아니고 시인이 될 생각도 없는데,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시만 읽으면 되지.
어쩌면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일개 독자로는 그 정도가 적당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러자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시가 너무 적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독자로 만족하지 않고, 가끔 '시인놀이'라는 형식으로 이따금 시 흉내를 내보곤 하는 내 욕심도 문제다.
내가 읽어본 시집이 너무 적어서일까. 시 읽기에 대한 교양서를 좀 더 읽어보면 도움이 될까. 아니면 관련 강의를 직접 들어보면 어떨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시 읽기 모임'이 있다면 참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