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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바다 Feb 13. 2021

낙엽의 계절

옛날에 쓴 글(30일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

이 글은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2005년) 쓴 글입니다. 본래는 이 당시에 블로그에 쓴 글인데 이때는 감성적인 수필을 쓰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요. 이 때는 좀 예스러운 문체를 좋아해서, 지금이랑은 문체가 좀 다른데, 어렸을 적 저의 감성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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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계절>


요즘 들어 날씨가 서늘해졌다. 푸르고 높은 하늘, 그리고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 정말 가을인가 보다. 며칠 전 뉴스에서 지리산에 단풍이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의 대표적 명산인 그곳에 직접 가서 아름다운 정경을 보지 못함이 아쉽지만, 어찌하겠는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하지만 가을은 벌써 내가 사는 곳에도 왔으니 그것으로 마음을 달래리라.


얼마 전에 모처럼 평일에 일찍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신호등의 청신호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내 옆에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를 보았는데 벌써 잎은 노랗게 물들였고, 낙엽도 제법 떨어져 있었다. 나는 아직 싱싱해 보이는 낙엽을 골라 책에 끼워 넣었다. 어린 시절 예뻐 보이는 낙엽을 주워 책에 끼어 보관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나는 집으로 향하면서 언젠가 들어보았던 - 누구의 시인지는 알 수 없다 - 시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이 구절을 본 것은 시집이 아니었고, 내가 이 구절을 발견한 책에서도 여기까지만 나왔기 때문에, 그 시의 전체 구절은 알 길이 없다. 다만 가을을 노래한 시가 아닐까 추측만 해볼 뿐이었다.




낙엽의 일생은 마치 인생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 든다. 낙엽은 우리에게 아주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주는 것이 아닐까. 은행잎과 단풍잎이 종내는 떨어지는 잎, 즉 낙엽이 되어 일생을 마치는 것처럼 사람 또한 누구나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진리를...... .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되니 괜한 허욕을 부리지 말고 살라는 것을, 서로 간에 괜한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살지 말라고, 낙엽은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가을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끔 하는 계절이다.


200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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