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함을 찾아, 다시 시작
평온함을 찾아, 다시 시작
옴샨티옴 요가원(Om Shanti Om Yoga Ashram)에서의 첫날은 꽃의 축복을 받은 날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한 달간 진행되는 ‘200시간 요가 지도자 과정’을 신청하였고, 특별한 오프닝 세리모니로 시작되었다. ‘어떤 특별한 경험이 될까'하는 기대와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하는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며 요가홀에 발을 들였다.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든 학생들이 순수함을 상징하는 새하얀 옷을 입고 처음 만나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감정을 머금은 듯한 표정을 서로 말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었다. 요가홀은 신성하면서 이국적 향기를 풍기는 액자들과 소품들로 꾸며졌다. 홀의 가장 중앙에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활짝 핀 꽃들이 쌓여있었다. 잠시 후, 인도 전통의상을 입으신 요가 선생님 디네쉬께서 요가홀로 들어오시며 환한 웃음으로 모두를 환영하셨고, 덕분에 공기에서 느껴지던 긴장감이 녹아내리며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방 한쪽 구석에선 악사들이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낯설지만 익숙한 듯한 멜로디로 방안을 가득 채웠다. 행사가 시작된 후 한 명씩 선생님 앞에 자리하도록 안내를 받았고 선생님께서는 그만의 의식으로 모두에게 축복을 표현해 주셨다. 오렌지색 꽃들과 신성한 갠지스강의 물이 담긴 병을 소중히 손에 쥐어주시고, 안녕을 기원하는 빨간색 물감을 두 눈썹 중앙에 칠해주신 후, 마지막으로 두 손 가득히 꽃을 머리 위로 뿌려주셨다. 나의 주위로 향기 나는 꽃들이 공기를 감쌀 때, 감사함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지금 이 순간, 특별한 곳에서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한 이들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유대감을 느꼈다. 요가원에서의 첫날은 장면 장면의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제 시작이지만, 시작이 참 좋다.
Day 1: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
해가 뜨기 전이었다. 요가 지도자 과정 수련 첫째 날, 일상에서 벗어난 이곳에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새벽 5시에 기상한 나를 바라보는 건 조금 신기하게 느껴질 만큼 낯설었다. 일어나 침대 정리를 하고 준비를 한 후 ‘오늘 하루 잘 보내보자’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며 요가홀로 향했다.
첫 수업은 전통 하타요가였다. 이전에 경험한 요가원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디네쉬 선생님께서 연주하는 경쾌한 북소리의 리듬으로 아침이 시작되었다. 창문 밖의 하늘이 핑크빛으로 물들며 일출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주변의 에너지가 중요하기에 좋은 기운을 전달해 주는 만트라를 노래로 가르쳐 주셨다. 산스크리트어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언어였지만 아침의 고요와 부드러운 음절의 소리에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게 되었다. 몽롱한 아침,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그 느낌의 몰입감은 대단했다. 평온한 마음뿐이었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에서 빛나는 해가 떠오르며 요가홀을 밝게 비출 때쯤, 요가 아사나를 시작하였다. 천천히 부드러운 움직임에 집중하여 차근차근 목부터 발끝까지의 근육을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선생님의 가르침과 구령에 맞추어 몸의 정렬을 맞추고 자세를 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머릿속 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직 지금 하고 있는 동작 만을 생각했다. 생각을 깨끗이 정리해 주는 힘, 몰입의 힘이었다. 1시간의 움직임 끝 마지막은 항상 ‘사바사나' 요가의 휴식 자세였다. 모든 긴장을 풀고 요가매트에 녹아들었다. 아침의 공기를 느끼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힘을 풀면 마음도 풀리는 것을 몰랐었다. 몸을 돌보지 않는 게 마음을 탁해지게 한다는 걸 몰랐었다. 몸과 마음의 연결고리에 무지했던 것이다. 그 어떤 곳 보다, 현재의 순간과 몸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는 이곳에서 요가를 통해 마음을 정화시키고 싶다. 나를 위한 치유의 시간, 그것이 내가 바로 인도 리시케시에 온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