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데려온 내 친구
동쪽과 서쪽으로 모든 창들이 나있는 우리 집. 집을 장만하기 위해 근 3년 동안 여러 집들을 보아 오다가 2016년 한겨울이었던 1월, 이 집을 처음 만났다. 그동안 보아왔던 집들에 비해 해가 많이 들어 밝았고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50년 된 이 동네의 오래된 집들 치고는 집안 공기가 훈훈했다. 그리고 뒤뜰의 울타리에 난 문을 손 보면 아이들이 바로 그 문을 열고 잔디밭을 지나 이어진 놀이터로 나가 놀 수 있었다.
아침에는 서서히 떠오르는 따사로운 동쪽 햇살이 하루의 시작을 힘차게 알린다. 해 질 녘 서쪽 햇빛은 겨울엔 포근함으로 추운 밤을 지내기 위한 훈기를 남겨주고 여름엔 강렬한 뜨거움으로 그 에너지를 끝까지 내뿜으며 건재함을 알리곤 한다.
집에 있으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중 하나는 오전이나 오후에 햇살 따라 어느새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나를 부를 때. 소곤소곤 나를 위로해주며 토닥거려주기도 하고 쉴 새 없이 종알거리며 나를 웃게 해주기도 한다. 내가 같은 자리에 있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어떤 대상으로부터 그림자가 생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그 모습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가만히 그 자리에 있다가도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는 앞뜰 나무 따라 리듬을 타며 신나게 한참을 춤춘다. 그렇지만 말없이 내 옆에 있어주는 존재이기에 한결같다.
그래서 나에게 그림자는 한없이 따뜻하고 편안한 이, 재미난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