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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음내림 Jan 24. 2016

기적은 반드시 너를 찾아낸다.

겨울잠이 깊은 당신에게






인생이 그런 것이다.
누군가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나

일말의 망설임 없이 너를 이용하고








더 나아가,
너의 순결한 몸과 마음을

오물 가득묻은 발로 짓밟으며









너의  온몸 곳곳에 상처를 내

선혈이 흘러 사방에 낭자해도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같은 상처에

상처를 덧입히는 것이 인생이란다.








이윽고 너의 하늘이 노랗게 질리고
머릿속 또한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서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내가 나인지 

내가 아는 내가 나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의

천치가 되면 말이야.






그러면 그때는 멈출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만 아니란다.





무고하고 순결한 이의 마음을

짓밟는 사람에게 과거라는 것은

주는 이가 누구건, 무엇을 기리기 위해 받는 것이던,
그저 하나의 녹슨 훈장에 지나지 않는단다.





큰 상처겪은 사람일수록

너의 몸에 더 격렬히 생채기를 낼 테고






견디다 못한 너는 아마

 겨울잠에 빠진 것처럼 꿈속을 허우적대다



'겨우내'. 그 많은 시간을 언제 썼는지도 모르게 흘려보내고,

계절도 바뀌고 얼음은 녹아 어느덧 을 맞이하게 될 거야.

너의 겨울이 새하얗게 아름다웠는지 살을 에는듯이 아팠는지 

너는 기억도 하지 못할 만큼 네 주위의 세상은 빠르게 흘러갈거야.





인생이 그런 거란다.






나에게만 일어나는 것 같은 일들은

틀림없이 나에게만 일어나고,





남에게만 주어지는 것 같은

행복변함없이 남에게만 주어지는

그 영악하고 잔인한 순리가 보란 듯이

펼쳐지는 낡고 오래된 구전반복이란다.






어찌 보면 비극이고

어찌 보면 희극이기도 한 누군가의 인생이

이렇게 볼품없이 적나라하게 내보여진단다.







그러나,






참 미묘하게도 기적이라는 건 모든 때와

모든 경우에 넓게 분포하여 존재하기도 한단다.







그리고 이 또한 미묘하게도,

간절하고 애절하게 바라고 바라도 오지 않아주던

기적이라는 것은 말이야.



오직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낸' 사람에게만 찾아온단다.

늘, '버텨낸'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선물이란다.





네가 만일 현실의 경계가 없는 잔인한 밤과 무겁게

너를 짓누르는 긴 겨울에 사로잡힌 몽상가 일지라도 말이야.
겨울을 잘 버텨냈는지 못 버텨냈는지의 질과 양은 절대

그 누구도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결국 훤히 읽혀버린단다.





아픔이 원치않아도 나를 찾았듯,

기적도 나를 기필코 발견해내고야 만단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너는,

봄이오면 더욱 단단해지고

아름다운 날개를 갖게 된단다.





그러니, 소년아 마음껏 울고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잠에 취하거라.
너의 눈보라가 너를 무사히 밟고갈 때까지
납작 엎드려서 너의 소리만 듣거라.





다만 절대 외면하거나 잊지 말아라.
너의 마음을 무심코 흔들어버린 그 오만함

너의 굳건한 봄으로 품어주어라.





포기 말고, 버텨보자.





지쳐 쓰러질 때까지

울고 또 울어도 괜찮으니 힘이 들면

크게 소리 내어 울어버리거라

지금 질 좋은 겨울잠에 빠져있는 너는
마침내 고유하고 아름다운 

유일의 향기를 갖게 될 테니까,

그 순간이 오면 너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꽃을 피운단다.





네가 무슨 일을 하건 어디에 있건 간에

그 누구보다 빛날 수 있는 원석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넌 그런 사람이란다. 




곧 아름다운 날개로 너의 세상을 만들어나가고,

너의 아름다움을 따라 다시 또 누군가 을 내게되는,




너는 그토록 귀한 기회를

속에 품고 있는 그런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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