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티브이에서 본 이티가 그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이티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둥실둥실 떠다닐 수 있다면. 그의 조그만 머리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동네에서 자전거를 발견하면 가리키기 바빴고, 손에 크레파스 잔뜩 묻혀가며 그림도 그렸다. 사촌 언니가 ‘이건 햄스터니?’ 물어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마음에 생선 가시가 콕 박힌 듯 자꾸만 간지럽고 뭔가가 부글부글 끓었다. 이 감각은 뭘까,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훗날 그는 그게 생애 최초의 갈망이었음을 알게 되지만, 아직 그는 여섯 살에 불과했다.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끙끙 앓으며 자전거를 바라는 것뿐.
꿈을 꿨다. 이티와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꿈. 형광등만큼이나 밝은 달이 이티와 그의 우정을 축복하듯 쏟아졌다. 달 앞에 서약하듯 이티에게 손가락을 내밀었다. 이티의 나뭇가지 같은 긴 손가락이 가까워졌다. 영원한 우정이 시작될 그 순간, 시끄럽지만 달콤한 소리가 귓가에 스며들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떴는데 유리창을 투과한 햇빛은 다시 눈을 감으라고 아우성이다. 귓가를 간질이던 목소리가 조금씩 뚜렷해졌다. “유 캔 두 잇. 당신은 할 수 있어요. 따라 해 볼까요? 유 캔 두 잇. 당신은 할 수 있어요.” 그가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가슴에 박힌 생선 가시를 빼야겠다.
⬇'석류가 쏟아지는 방'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뒷 이야기는 밀리의 서재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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