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구름

by 이영균

길을 자주 잃는다. 세상엔 어찌나 대단하고 멋진 것들이 많은지 그런 것들을 마주할때마다 조급해지는 자신을 마주한다. 때로는 낙담한다. 누군가의 빛나는 순간이 나의 어두운 그림자를 더 깊고 진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가끔 사람들과 멀어지는 길을 선택한다.


바다에 몸을 던져 나도 같은 바닷물이 되어보고자 노력해보지만, 매번 파도가 되어 바다의 중심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아닌, 모퉁이.. 육지로 향한다. 생각해보면, 어떤 바다와도 똑같은 바닷물이 되어 오래도록 머물러 본 적이 없다. 잠시 같은 바닷물인척 몸을 숨기지만 금새 들통이 난다. 다른 바다를 속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그 바다와 성분과 다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찾아낸다. 그러고는 바다에서 빠져나와, 흐르고 흘러 파도가 되기를 택한다.


흐르고 흐른다. 바다가 되어보기도 하고 강이 되어 보기도 하고, 그렇게 형태를 규정하지 않고 또 다시 흐르고 흘러 어딘가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번에 도착한 땅엔 물이 없다. 척박한 땅 위에 가뭄이 오래도록 자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번엔 비가 되어보기로 했다. 거세게 파도를 쳐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된다. 그리고 비가 되어 땅을 흠뻑 적셔보는 것이다.


근데, 비가 되면 어떤 비가 되어야하지..? 소나기가 되어 부분부분 거세게 물을 주어야할까? 아니면, 가랑비가 되어 전체적으로 물을 주어야할까? 이 땅에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구름은 잠시 멈추어 관찰하기로 한다. 한 번의 선택으로 꽤 오랜 순간 그곳에 머물러야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하늘을 둥둥 떠다니며, 땅과 바다를 관찰한다. 그러나 고민이 너무 길어지면, 하늘의 건조함에 모든 수분이 증발해버릴 것을 알기에 조급한 모양이다.


그리고 이제,

선택할 시간이 다가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래보다 지금이 더 중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