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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읽는 방법

당신의 항해가 평온한 바다를 지나길 바라며,

by 이영균
거친 파도

힘차게 움직인다. 그 모습이 꽤나 치열해 보인다.

멀리서 보니 평온한 모습. 제주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그런지 파도가 거세다.


제주여행, 가만히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본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고개를 뚜둔뚜둔 흔들기도 하고 어딘가 모험을 떠나는 신나는 상상도 한다. 바다를 보며 음악을 듣다 보면, 수만 가지 기억이 머릿속을 훑고 지난다. 때로는 과거의 열정적이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현재와 미래의 모습까지도 스쳐 지난다. 가까이서 보면 치열하지만, 멀리서 보면 평온한 파도처럼 삶은 살아 움직인다.


불어오는 바람에 파도는 점점 높아지고, 강하게 서로 부딪히거나 방파제에 온 몸을 던진다. 부서질걸 알면서도 몸을 던지는 파도에게 마음이 간다. 저 파도는 저렇게 열심히 움직이는데, 저 멀리 보이는 지평선은 누가 자를 대고 쓱 그어 놓은 것처럼 일자로 보인다. 이렇게 치열한 파도도 멀리서 보면, 잔잔히 있는, 심지어 평온한 일자로 보인다.


“우리의 삶은 파도와 참 많이 닮지 않았나?”


가까이서 보면 힘든 일이 저 멀리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말이다. 파도를 읽어내는 일은 어쩌면 더 멋진 인생이라는 서핑을 하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멀리서 파도를 읽어내고 파도 위에서 서핑하는 방법은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리라 믿는다. 물론, 관심을 갖고 배운다는 전제하에.



서핑을 해 본 적은 아직 없지만, 이번 여름엔 파도가 높은 곳에서 꼭 한 번 서핑을 해봐야겠다. 파도를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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