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하는 연어들에 대해서
반항하는 연어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어? 응, 연어들은 수 년 동안 바다를 떠돌다가도, 꼭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 가잖아.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까지 말이야. 지구의 자기장과 냄새를 가지고서 고향을 찾아간대, 대단하지 않아? 알래스카에는 ‘공식 물고기’라는 게 있대. 국화도 아니고 교목도 아니고 공식 물고기라니 풋. 그 주인공은 킹 살몬인데, 걔 알래스카에서부터 캐나다의 강까지 3,200km를 헤엄쳐 간다더라. 60일 동안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귀소 본능 하나만 가지고서 말야. 거의 뭐 연어계의 콜럼버스인 셈이지.
그 경이로운 생명력은 볼 때마다 놀랍지. 근데 말이야, 웃긴 건 이거야. 연어들이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이유 들어봤어? … 죽기 위해서래. 고향에서 알을 낳고 죽기 위해서. 그렇게 3,200km를 헤엄치고, 힘차게 물살을 거슬러서 올라가고 나면, 짜잔! 어서오세요. 삶의 종말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짝짝짝—짓기하고, 알 낳고, 곧바로 죽는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프로그래밍 된 존재인 거지. 참 기구한 운명 아니겠어? 그래 콜럼버스 걔도 참, 돌아가서 쓸쓸하게 죽었잖아.
치열한 투쟁의 종착지가 무덤이라면, 그 운명에 저항하는 생명들도 있을 것만 같아. 응, 반항하는 연어, 나는 그렇게 불러. 남들 다 자기 강으로 돌아갈 때 혼자 꿋꿋하게 바다에 남는 거야. 그런 애들이 있냐고? …
있다고 믿고 싶네. 있었으면 좋겠어.
솔직히 나는 좀 물어보고 싶거든. 너는 왜 그렇게까지 애써서 역류에 순류하냐고. 죽기 위해 팔딱 팔딱 뛰어오르는 게, 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몸을 웅크리는 것도 저항이 될 수 있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강력한 의지에의 행동일지도 몰라.
자손을 못 남겨도, 실패했을지라도, 혼자 쓸쓸히 살아남는다 해도 말이야. 반항하는 연어들이 많았으면 좋겠어. 물살을 거스르지 말고 각인된 운명을 거스르는 애들이. 나한테는 그게 삶을 향한 투쟁으로 보이는걸. 어느 쪽이든 불쌍하기는 해. 응. 참 비루한 운명이지. 결국 바다에 남는다고는 해도… 그래도, 나도 믿고는 싶네.
생선이 아닌 생어로 죽는 아이들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