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응밍 Jul 23. 2020

[Review] READY FOR CLOSE-UP

자비에 돌란 <마티아스와 막심>

마티아스와 막심



 마티아스와 막심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였던, 단짝이다. 어느덧 어른이 되어 삶의 제 몫을 해내며 살아가고 있지만, 어릴 적 친구들끼리 모이면 어린아이가 된다. 어느 날, 마티아스와 막심은 친구 동생이 연출하는 단편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그리고 던져진 폭탄 같은 말. “둘이 키스해 봤어요?”


 영화 촬영을 위해 마티아스와 막심은 키스한다. ‘절친한 동성 친구’라는 견고하고 굳건한 세계의 틈을 비집고 한줄기 바람이 스며든다. 그리고 거세진다. 이후 미묘한 감정 변화를 느낀 마티아스는 막심을 피하기 시작한다.


 막심 또한 마티아스가 신경 쓰인다. 둘 사이에 서먹한 기운이 감돌지만, 각자의 삶이 존재하기에 서로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수 없다. 마티아스는 로펌에서 바쁘게 일하고, 심지어 여자 친구도 있다. 막심은 호주로의 출국을 12일 앞둔 상황에서 아픈 엄마와의 관계가 힘겹다.


 둘에게 남은 시간은 짧은데, 찾아온 감정은 버겁다. 마티아스는 자신의 혼란스러움을 대놓고 표출한다. 그 과정에서 막심에게 큰 실수를 하기까지 한다. 영화는 마티아스와 막심의 감정, 그 자체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을 오롯이 마주하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 같다.


 후반에 이르러서야 이들은 서로에게 진심을 고백하는데, 이 또한 해피엔딩의 시작은 아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클로즈업



 극 중 마티아스는 막심에게 “클로즈업 준비됐어?”라고 묻는다. 이에 대한 답은 <마티아스와 막심> 영화 그 자체다. 마티아스와 막심의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그리는 이 영화의 본질은 클로즈업이다.


 피사체가 환경을 압도하고, 오로지 그 형상만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여기에 논리는 필요 없다. 주관적이고, 정서적이며 동시에 가장 개인적이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마티아스와 막심의 감정으로 넘실거린다. 이들의 감정에 대한 개연성은 불필요하다. 이해하고 싶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게 정념이듯, 마티아스와 막심의 사랑 또한 그러하다. 현재의 감정, 현재 진행형의 마티아스와 막심이다.


 감독 자비에 돌란은 항상 ‘가로지르기’를 추구하며 비관습적이며 해체적인 영화 스타일을 보여줬다. 그의 영화를 볼 때, 언제나 주목했던 부분은 이러한 트랜스적 면모였다. 하지만, <마티아스와 막심>만은 영화 그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감독은 <마티아스와 막심>이 "온전히 나 자신이 되어 만든 나와 가장 닮은 영화"라고 밝혔다.


 애초에 완벽한 설명이 불가능한 사랑의 모습을, 그의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나가고 시각화하는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달짝지근하면서, 짭조름한 청춘의 초상과 유머러스함은 덤이다.




마티아스와 막심
- Matthias & Maxime - 


감독 : 자비에 돌란

주연
자비에 돌란
가브리엘 달메이다 프레이타스

장르 : 드라마

개봉
2020년 07월 2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20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20기로 활동하며 기고한 글입니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48985


작가의 이전글 [Opinion] 지금 여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