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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비 Mar 08. 2021

매일 학교에 간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1학년을 보낸 아이들이 이제 매일 학교에 간다. 어떤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됐을까? 선생님은 어떨까? 지난주 첫 등교에 앞서 아이들은 무척 설레어했다. 


사실 나는 마냥 신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2학년이 되며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돌봐주셨던 어머님이 건강이 안 좋아지시며 육아 홀로서기를 하게 됐다. (너무 감사하게도 1 살 때부터 아이들을 봐주셨다.) 다행히 9살이 되자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잠깐 둘이 있는 것도 괜찮아한다.



코로나 등교로 추가된 준비물

2학년이 시작된 지난주,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첫날 받아온 안내문에는 준비물 리스트가 빼곡했다. 노트만 해도 알림장, 받아쓰기, 10칸 노트까지 3종류이다. 등교 첫 주는 동네 문구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대부분 손에 학교에서 나눠준 준비물 리스트가 들려있다. 


아이들은 일주일동안 학교 사물함에 넣을 준비물들을 챙겨갔다. 손소독제와 손소독 티슈까지 이제 개인 방역을 위한 물건들도 준비해야 한다. 아이의 준비물은 꼼꼼히 챙겨줘야 한다. 예전과 달리 짝이 없이 혼자 앉기 때문에 교과서를 나눠서 볼 수도 없다. 사실 준비물은 사서 준비하면 되니 금방 끝이 난다. 문제는 주중 스케줄이다.


학교 후 스케줄은 엄마 몫

2학년은 매일 학교에 가지만 일찍 수업이 끝난다. 보통 월금은 12시 40분, 화수목은 1시 20분이면 끝이 난다. 나와 남편이 돌아오는 시간까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스케줄을 짜야한다. 다행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2학년까지 돌봄 교실 신청이 거의 대부분 가능하다. 주위에 물어보니 돌봄도 추첨인 경우가 있었다. 조카네 학교는 돌봄 수요가 높아 추첨을 하는데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맞벌이인데 돌봄이 안되면 비상이다. 아이들을 학원 여러 곳에 보내야 한다.   


학원에 가지 않는 대신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차를 타고 이곳저곳 이동하지 않아도 되니 좋다. 하지만, 각 수업마다 정원이 있다. 대학생이 수강 신청하듯이 치열한 방과 후 수업 신청이 이어진다. 


J는 피아노 언제 가요? 우리 애가 J 갈 때 맞춰 가겠다고 해요.


딸아이 친구는 우리 아이와 같이 피아노 학원을 가고 싶어 했다. 아이 스케줄이 몇 번 변경될 때마다 아이 친구 엄마에게 전해줘야 했다. 아이들의 오후 시간 스케줄을 짜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들의 취향을 고려해야 하고 같이 갈 친구와의 시간도 맞춰야 한다. 



탐색기간을 보내는 아이들

건축의 기초공사(?)와도 같은 준비들을 하는 동안 아이들도 꽤 분주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탐색하고 집에 돌아와 그 날의 일을 상세히 설명해준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분인 듯했다.(작년 선생님이 너무 무서워서 아이들은 학교 가는 날 늘 긴장을 했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불러내 놀이터에서 만나 한바탕 뛰어 논다.


매일 학교 가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었던가? 아이들은 매일 학교 가는 것을 너무나 즐거워한다. 덩달아 아이들의 표정도 밝아졌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지만, 그 안에서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추위가 누그러들며 봄날이 찾아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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