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이비 Mar 30. 2021

선행교육을 하지 말라고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으로 바꾼 것이 있다. 이전에는 아이를 돌보는 것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적응기였다면, 2학년부터는 공부할 것이 조금씩 늘어났다. 그만큼 교육도 신경 쓰게 된다. 말이 교육이지 별 것 없다. 학교에서 나오는 안내문이나 교과과정을 꼼꼼히 본다. 아이들에게 '오늘 학교 수업이 어렵지는 않았어?' '잘 모르겠는 부분은 없었어?'라고 물어본다. 


그런데, 요즘 부쩍 아이 친구들이 따로 무엇을 배우는 지도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 집 쌍둥이만 너무 놀고 있나?'라는 걱정 때문이다. 아이들 친구들은 영어, 수학, 논술 등 다양한 사교육을 시작했다고 했다. 사실, 우리 애들도 사교육(?)을 하고 있다. 매일 가는 피아노 학원이다. 배우는 목적보다 엄마 아빠가 없는 오후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함이다. 다행히 아이들도 피아노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얼마 전 아이 친구 엄마를 따라 동네 서점에 갔다. 아이 문제집을 고른다길래 궁금해서 따러 나선 것이다. 놀랍게도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위한 문제집으로 중학교 수학책을 골랐다. 보통 중학생이 되면 고등학교 과정인 수학의 정석을 푼다고 했다. 아이 교육을 위해 학원가가 잘 되어 있는 지역으로 이사 갈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학군이 부동산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몸소 깨닫는 순간이었다.) 

 


매일 한두 시간은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우리 아이들이 괜찮은 것인지 고민이 됐다. 너무 자유방임주의(?) 육아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가 많았을까? 지난주 학교에서 안내문이 왔다. 선행교육을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선행교육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학습자의 학습권과 교사의 수업권 침해 

사고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의 저하

남보다 앞서 나가기 위한 지나친 속도 경쟁

학부모의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


안내문을 보자 흐릿했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이유가 다시금 떠올랐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듣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미리 선행학습을 해놓으면 학교 수업이 시시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학원에 익숙해지고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학원비를 아껴서 여행을 더 많이 다니기로 했다. 대신 학교에서 잘 모르는 것이 생기면 집 교실에서 보충을 해준다. 덧셈이나 뺄셈이 익숙지 않은 아이들에게 엄마의 비법을 전수해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12년간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면 모든 학생이 자아 존중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우월감 혹은 열등감을 느낍니다. 모든 학생이 서로 경쟁하고 비교합니다. 스스로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무엇이 옳은지를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책에서 발견한 매우 공감되는 내용이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경쟁에 몰입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알게 되고 꿈을 이루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행학습 또한 과도한 경쟁이 만든 것이다. 아이들을 경쟁 속으로 밀어 넣기보다 스스로 배움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학교도 집도, 아이도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손녀가 만든 할아버지 생일 케이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