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원을 포기하자, 아이들이 보였다

육아기단축근로를 알차게 보내는 Tips

by 바이비



팀장님~ 근로계약서를 다시 써야 해요


이번 주 인사팀에서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2시간 근무를 줄이는 육아기단축근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인사팀 설명 중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월급이었다. 육아기단축근로를 하는 두 달간 월급에서 백만 원씩 줄어들게 된다. (실제는 140만원 가량인데 이 중 40만원은 나중에 국가에서 지원금을 준다.)


두 달간 소득에서 2백가까이 준다니... 게다가 내년도 성과급에도 영향을 준다니.... 줄어든 숫자를 보니 조금 마음이 쓰리긴 하다. 하지만, 백만원을 포기하자 아이들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단 2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2시간이 생기자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아졌다. 보통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였다. 잠자리에 들기까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이다. 잠깐 아이들과 놀거나 얘기를 나누고 씻으면 금방 시간이 지나가버린다.


2시간이 생기자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집에 빨리 오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이 시간을 집안일하는 데 쓰게 됐다. 집에 일찍 오니 정리안 된 집이 자꾸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육아기단축근로 동안 몇 가지 원칙을 지키기로 했다.



<육아기단축근로를 알차게 보내는 Tips>

1. 우선순위를 정하자!
: 집안일은 나중이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먼저다.

2. 엄마가 없을 때를 대비하자
: 책 읽기, 공부하기 등 평소 좋은 생활 습관을 길러놓으면 엄마가 없을 때도 잘한다.

3. 시간 관리를 하자
: 어영부영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날 꼭 할 일과 시간을 정해놓으면 도움이 된다.

4. 엄마들과 친해지자
: 평소 일하느라 친해지지 못했던 엄마들에게 다가가보자. 놀이터는 늘 만남의 장소다.

5. 퇴근 시간을 지키자
: 일찍 퇴근하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10분~20분 더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요즘은 초등학교 가기 전 필요한 습관들을 함께 만들고 있다. 평소 내가 집에 올 때면 아이들이 누워서 TV를 보곤 했다. 요즘은 5시부터 1시간 정도는 꼭 책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린다. 저녁을 함께 먹으며 골고루 잘 먹는 지도 챙기고 잠깐 산책을 가기도 한다. 아이들과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모르고 있던 것들도 보였다. 재군은 수학보다 국어가 재밌고 재양은 무언가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놀이터에 나가는 시간이 생기자 아이 친구 엄마들과도 좀 더 친해지게 됐다. 만나는 일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저녁 먹기 전까지 아이 친구가 집에 오거나 친구네 놀러 가는 일도 늘어났다. 쌍둥이라고 둘이서 노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여러 친구들과 어울린다.

단축근로를 하니 평일 해떠있을 때 놀이터에 함께 갈 수 있다


아이와 보내는 삶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반대로 회사에서는 더 정신이 없어졌다. 단축근로라고 무 자르듯 여기까지만요!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에 일을 해내기 위해 아주 타이트하게 일을 하고 있다. (심지어 화장실 갈 때도 뛰어간다.) 그래도 당분간 하루에 2시간씩 더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다. 백만원쯤은 없어도 돼!라고 쿨하게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선물 같은 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집에서 일하는 게 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