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공허함,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영성 피정의 9월.
<9월 결산>
행사: 둘째 조카 100일,
엄마 안 계신 첫 명절의 공허함, 빈자리를 통해 드러나는 존재.
-엄마가 돌아가시고 첫 추석.
명절의 큰 자리와 엄마의 역할. 손도 빠르고, 또 손도 크고 마음도 넓고 깊은 엄마였기에 추석이 오는 것이, 조금은 두려웠고 또 내가 해야 할 일이 3 제곱 정도로 많아진 것 같았다.
-사촌언니, 오빠에게 쌀을 보냈던 엄마 생각, 주소를 저장해 두고 자주 이용하는 쌀가게에 그냥 모든 주소를 넘겼던 엄마.
-할머니 산소에서 간단히라도 치렀던 제사. 집에 와서 지친 몸 이끌고 그 음식도, 목기도 정리 안 하고 그대로 두고 쉬었던 것 같은데 늘 그것들은 정리되어 있었다. 처음 사용할 때보다 수는 줄었지만 크기별로, 용도별로 모아져 키친타월이 사이사이 껴 있던 목기 정리 보자기를 펼 때도 울컥한 마음.
-아, 돌아가시고 첫 명절을 겪는 이 상황도, 나에게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빨리 왔고 그때가 또 다른 실감, 깊은 위로와 따뜻한 나눔이 필요할 때라는 것을 알게 했다.
-엄마의 동생이자 막내인 삼촌이 돌아가신지도 몇 년이 흘렀다. 외숙모가 해외에 가셨다는 걸 알게 되고 사촌 동생이 혼자 집에 있다고 해서 추석 당일, 집으로 불러 함께 밥을 먹었다. 엄마 성 씨 한 사람이 그 식탁에서 같이 밥을 먹으니 (정말 잘 먹고 반찬도 두 번씩!) ㅡ 엄마를 대접하는 기분이었다. 엄마가 아끼던 사람을 나도 내가 챙길 여력이 있을 때는 잘 챙겨줘야지, 그런 다짐도 하게 된 추석이었다.
-엄마의 빈자리에 우울하고, 슬프다가도 조카 둘 덕분에 웃을 수 있고, 또 슬픔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인간이 인간을 위로하는 가장 큰 존재였다.
-나와 문자를 주고받다 몇 분 뒤 집 앞으로 엄마가 좋아했었기에 기억나고, 다음 날 엄마에게 갈 때 하나 챙겨가 주면 좋겠다고 하며 냉동실의 삶은 옥수수 한 봉투를 꺼내다 주신 엄마의 오랜 친구분. 내가 유치원생일 때 만나 삼십 년이 넘는 세월 함께 계셔주신 분. 내가 죽고 난 뒤에 누가 나에게 이런 마음일 수 있을까. 그 아주머니가 다녀가시고 샤워하며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흘렀다.
-그러고 보니 엄마와의 마지막 추석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생각해보니 작년 추석에는 친한 일본인 친구가 결혼해서 도쿄에 있다가 추석 마지막 날 돌아왔던 것 같다. 끝, 마지막은 이렇듯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것이었네..
-"첫 명절이 원래 좀 힘들어요.." 겪어보며 알게 되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로사리아의선물
은평 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첫 번째
<사별 가족 모임>.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까지 그 돌봄의 대상이라고, 재차 들었다. 그래서 그곳에 계시던 분이 돌아가시고 난 뒤 1년 정도까지는 사별가족모임을 통해서 가족과 만나며 그들의 상태, 그들의 이야기를, 죽음 이후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어제 처음으로 가 본 모임. 미사-그림 나눔-점심식사 순이었는데, 미사 중간에는 꽃 봉헌도, 초 봉헌도 있었다. 엄마의 이름을 찾으며 반가운 마음.
각자의 병실에서도 ㅡ오래 보고 있으면 유독 반가운 분, 감사한 분이 생기고 나는 물론 다른 환자의 가족들도 그 이야기를 했다. 가족 중 누군가가 환자가 아니었다면 평생 만나지 않았을 사람들인데, 그러고 보면 떠나는 이도, 남아있는 이들에게 크고 작은 인연도 주고 가는 것 같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최근 몇 년 거의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몇 명의 사람들이 나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해줬다.
https://m.blog.naver.com/rana0626/221442925578
-이번 주 정주행하고 오늘 마지막 회를 본 <나의 아저씨>. "무슨 내용이에요?"라고 물었을 때 그저 "인생 드라마예요. 꼭 보세요." 했던 이에게 감사. 위로와 사랑이 필요했던 명절에 16회 드라마가 나를 울리고, 또 깊은 위로를 주었다.
-드라마 속 명대사와 기억에 남는 것이 많은데 그중 드라마 중간중간 나오던 "할머니 돌아가시면 전화해.", "장례식에 와."
-그거 가르쳐 준 사람 없었니?" 이 대사와 상황도 너무 크게 느껴졌다. 인생 속에서 가까이 있는 이에게 배우고, 공감하고, 알게 되고, 닮고 싶기에 더 잘 살고 싶어 지는 맘이 생기는 것..
식당: 다로베 압구정
운동: 에이치 코어 피트니스 이정우 선생님
국민체력 100, 체력검사 두 번째 검사 완료.
내년 상반기 중 한번! 그땐 참가상이 아니라,
3등급 이상 받을 수 있기를!! 체력 증진.
http://nfa.kspo.or.kr/mobile/main/main.do
성당 활동: 청년 성서모임 마르코 그룹 봉사 시작,
서울대교구 청년부 영성 피정 참가.
두 대녀와 함께 한 시간. 2박 3 일 대침묵, 대자연 피정.
http://www.2030.or.kr/education/eduSchedule_view.asp?idx=73
-서울대교구 청년부의 #청년영성피정 .
손희송 주교님이 #미사와우리의삶 이란 주제로 강의해주시고,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낮까진 대침묵이었다. 말하지 않음으로 더 들을 수 있고, 기도 안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연수나 피정을 갈 때는 늘 신부님, 수녀님께도 감사한 맘이라 크건 작건 무언가를 챙겨가는데, 책으로 만났고, 또 지금 내가 봉사하는 마르코 성경공부의 책을 쓰신 주교님을 뵙게 됐기에 산티아고에서 산 작은 기념품과 긴 엽서, 그리고 마지막 남은 성당일기를 전해드렸다. 제가 앞으로도 열심히 쓸테니 훗날 제 책에 추천사 써주시라는 부탁도 함께.
-성당일기 앞은 늘, 성경구절을 적는데, 주교님께 적은 테살로니키 1서 5:16-18 말씀이었다. 주교님 강의의 맨 끝에도 결국 이 구절을 말씀하셔서 반갑고 또 글과 영성 안에 연결되어 있음도 다시 한번!
-미사 끝엔 피정 소감을 딱 3명, 주교님께서 이름표 넣어진 상자에서 뽑으셨는데 ㅡ 맨 처음이 나였다. 주교님은 엄마가 병원에 계실 때, 안수를 주신 분이시기도 하고 병상에 사진으로 늘 함께 계셨던 분이라서 그 이야기를 하다가 또 울컥. 아무튼 나는, 성직자를 통해 큰 사랑과 은총을 받고 있음을 다양한 체험을 통해 실감한다.
-나를 통해 하시는 일, 내가 가진 것으로 나누는 것, 보일 수 있는 세계 ㅡ2016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나의 삶이 나도 기대된다.
-첫 피정을 하는 두 대녀에게는 필요할지 모르는 것을 미리 문자로 알려줬었는데, 오래 앉아있을 테니 편한 바지, 미사 지향 넣고 싶다면 미리 챙겨 오기, 주일 미사로 봉헌하니 헌금, 미사에선 맨발은 안되니 양말 꼭.. 뭐 이런 말들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필요한 건 다 내려두는 맘 (+손목시계 정도) 아니었을까.
봉헌이 헌금이 아니라 (그 돈으로 주변 다른 이들에게 커피 한 번, 12월이 아니어도 이웃 돕기 성금 등) 피정을 통해 알게 되고, 얻은 나의 열매를 적은 봉투였다. (계속 돈을 이야기했다니!)
-어딘가를 같이 가면, 같이 다녀온 이와는 평생 이야기할 거리가 생긴다고 엄마가 늘 말씀하셨었다. 엄마는 유독 같이 여행을 다녀온 분들에게 큰 사랑을 받던 분. 이번 피정도 나에게는 그런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사계절, 다른 때에 꾸준히 찾고 싶은 곳을 만남에 감사, 평생 이야기할 수 있는 이들과 함께 함에 감사.
-지난 주일 피정 파견 미사에서는 주일임에도 봉헌금은 따로 내지 않고, 피정을 통해 얻는 열매를 적어서, 그 종이를 봉투에 넣어 봉헌했다. 그 후 수녀님은 "돈 안 냈다, 굳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필요한 곳에 쓰세요. 성당에서 누군가에게 커피 한잔을 사거나, 기부금을 어딘가에 낸다거나•• 꼭 그렇게 그 돈을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1차 헌금은 연탄 기부로, 2차 헌금이라 생각하고 봉사하는 조원들에게 해바라기를 한 송이씩 선물했다.
꽃 한 송이가 가지는 힘. 즉각적으로 미소 짓게 하는 선물. 주는 이는 이미 베풀며 다 받은 것이라던 주교님 말씀도 생각난다.
각자의 공부, 또 생활 안 나눔을 들으며 조금씩 두터워지는 마음. 청년시절에 성경과 신앙 안에 있음이 진심으로 감사하다.
공간: 오픈하우스 서울의 프로그램을 통해 둘러본
<프랑스 대사관>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김중업 선생의 작업. 올 가을 리노베이션• 증축에 들어가는데 그 마지막으로 유럽 문화의 주간에 열렸다.
사진으로는 정말 친숙한 건물이지만, 실제로는 입구에서는 건물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나무가 자라 있었고, 밖에선 강인한 남성적 기운이, 안에서는 재불 작가들의 예술품으로 곳곳이 꾸며진 것을 보니 기품 있는 여성의 집에 초대받은 것 같았다.
계수동의 <성 바오로 피정의 집>
이곳에서 열리는 피정은 반드시 가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
만남: 손희송 베네딕도 주교님
-먼저 길을 앞에 걷고 있는 분을 통해서 용기를 내고, 그 발자국을 따라간다. 이번 피정은 나에게 강의를 통해 지식도 주었지만 주교님을 뵙고 성실히 쓰고 나누는 글 쓰는 이로부터 받은 에너지도 참 큰 것 같다.
-각자의 마음에 그 일을 불러일으키시는 그분께 감사하며, 훗날 이 피정을 어떻게 기억할지
프로젝트: 매일 만보 오십일 프로젝트
(9/17 시작, 주말 중 하루는 휴식)
“2020년 새해가 오기 전까지,
나는 앞으로의 100일 동안 한 달에 두 번 20km씩 걷고, 9/17부터 시작한 매일 만보 걷기 오십일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친다. 걷기의 기록, 몸과 마음의 변화를 인스타그램으로 기록한다.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한 해"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나를 돌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 임을 잊지 않으며 삶의 우선순위를 '나'로 두는 연습 한다. 타인의 감정과 배려보다 나의 감정을 드러내고 말하는 것. 진짜 나로 살아가는 100일!
"진짜 너를 사랑하는 사람은 네가 연락하지 않는 시간에도 너를 기억하고 기도하고 있을 거야. 기다릴 거야. 어쩜 그 시간 후에 만나는 사람이 진짜 너의 사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