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실패하는 중입니다
생의 지점마다 주저앉아 보던 하늘이
문득 아득해 보여
손을 뻗는 것이 우습네
따가운 빛줄기를 정수리로 받아냈던
고통에 잔혹하게 맞서는 치기 마저 사랑했던
꿈을 숭배하던 시절을 줍는다
아무 일이 없는 것에
아무런 실망도 없이
비척이며 걷다 내 안에 쌓인
실패의 석회들을
저릿하게 문지르는 밤
닦아도 자꾸만 맺히는
차디찬 물기를 바싹 말리고
아직은 빛을 머금은
기억의 파편을 모아
포르말린을 넘치게 부어보자
나의 원형이
나와 마주할 수 있게
한 때 티비에 나와 유명한 뇌과학자가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이렇게 정의했었다.
세상을, 사람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무력감 없이'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때 몇 가지의 성공 경험에 취해 정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주변의 평판에 맞춰 나를 끌고 가기를 서슴지 않았었다. 그랬던 젊은 날의 나를 믿고 호기롭게 했던 선택들을 이제와 후회하는 것은 아니나 무력감 없이 받들 일만큼 어른이 되진 못했나 보다.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던 일은 단지 '목표'였을 뿐 내가 닿아야 할 '목적'이 아니었음을 안다. 그것이 얕은 도랑에 빠져 물의 깊이를 가늠해보지도 않고 허우적 대는 바보와 다를 바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매일을 설익은 어른으로 사는 것도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