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울음이 닿는 곳
복도 끝에서 매운 울음이
느닷없이 울린다
나무에 매달려 우는 울음은
자지러질 듯 쥐어짜도 청량하건만
방충망에 달린 외로운 울음은
처량하고 위태롭게 퍼진다
오랜 날을 웅크려 이 여름을 기다렸다
힘찬 날갯짓으로 오른 십이 층 아파트 복도에서
짝을 찾는 공허한 외침을 나만 듣고 있다
혹시 내가 울고 있는 곳이 숲이 아닌가
내 간절한 울음을 듣는 이가 없다면
제 몸 반절을 비워내며 비명을 질러대도
짧고 뜨거운 생의 끝이 길을 잃고 닿은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이라면
울음이 뚝 그치자
나의 잡념도 그친다
그래 힘겹게 벗어둔 제 껍질이 있는 곳으로 갔겠지
기특한 녀석
삶은 그저 그렇게
아프게 우는 나의 울음을 들어줄 이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되는 것이었다
아침부터 매미 우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가끔 있는 일이다.
수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살다 지상에 올라와 성충이 된 후, 여름 몇 주간 짝짓기만을 위해 살다 죽는 가엷은 녀석들의 생을 알기에 복도에서 우는 매미의 울음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다.
매미는 특이한 울음을 내기 위해 자기 몸의 반절 이상을 텅 비워놓는 극단적인 진화를 한 곤충이라고 한다. 오로지 누군가에게 닿기 위한 간절함이 전부인 일생.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너무 큰 비극이 아닌가.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가. 삶의 방향에 대한 고뇌로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나에게 복도의 매미는 어떤 메시지를 주었다.
홀로 외롭게 울지 말고 너의 껍질을 벗어놓은 그곳, 누군가에게 네 울음이 닿는 곳으로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