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생일에
너를 만나러 가는 날
분홍 꽃비가 내렸다
힘겹게 부푼 몸이
나리는 꽃잎처럼 팔랑거린 건
꽁꽁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
만지면 꺼질까 작디작은 몸
삼 가르고 나와 세상에 던져지기 전
마지막 배냇춤에
어지러이 쏟아진 마음을 주워 담았다
하얀 쌀깃에 싸인 너의 붉은 살결
소록소록 잠들어
오르락내리락하는 오돌토돌 콧잔등
더펄거리는 머리칼
엉글벙글 번지는 웃음
어느 하나 애틋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왜 그리 겁을 집어먹었는지
나이만 먹고 속은 덜 자란
어미는 눈물로 찬란한 봄을 적셨다
이리도 너를 기다렸다고
세상이 너를 꽃처럼 봐주길 바랐다고
이 담에 말해주려
꽃잎을 주워
내 허름한 손바닥에 꼭 쥐어 본다
생이 다하는 날인들 잊힐까
봄이 탄생하는 순간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본다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 아이가 태어나던 날입니다.
날을 받아놓고 병원으로 가던 아침.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장면은
이상하게도 아이를 품에 처음 안았을 때의 기억보다 훨씬 더 선명합니다.
그리고 그해, 유난히도 따뜻했던 햇살과 봄꽃에 취해
저는 아이 이름에 기어이 '봄'을 넣고서야 말았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저에게 박혀있는 것은
아이가 간절했던 지난 5년의 시간과 아이를 만나서 보낸 4년이라는 시간의 교차점.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릴 때마다 무언가 저를 그 시간 그곳으로 데려가기 때문일 겁니다.
생일 축하한다. 내 귀여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