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철 없이 산다'는 바이브

홍대의 스트릿댄서, 김진해

by ReLight

젊은 시절 예능인을 꿈꿨지만, 생계를 위해 무대를 잠시 내려놓았던 사람. 65세가 된 지금, 김진해 님은 '잔망 하삐'라는 이름으로 다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잔망스럽다'라는 말과, 손녀가 "할아버지"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부른 '하삐'가 더해져 그의 새로운 이름이 완성되었습니다. 홍대의 낮거리에서 춤을 추며,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유쾌한 패션과 에너지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춤에는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다시 꿈꾸는 삶의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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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65세 '잔망하삐'입니다. 젊었을 땐 예능인을 꿈꾸며 개그도 하고 노래도 했는데, 현실에 쫓기다 보니 그 꿈을 접게 됐어요. 그러다 끼가 아까워서 홍대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잔망하삐'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긴 건가요?

손녀가 '할아버지'를 '하삐'라고 부른 게 계기가 됐어요. 너무 귀여워서 그대로 예명으로 썼죠. 또 요즘 유명한 캐릭터인 '잔망루피'를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잔망'과 '하삐'를 더한 '잔망하삐'가 탄생했습니다!


- 공연은 주로 언제 하시나요?

비만 안 오면 거의 매일 나갑니다. 날씨나 온도에 따라 낮에 나갈 때도 있고, 저녁에 나갈 때도 있어요.


- 홍대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공연을 간간이 한 건 5~6년 전부터이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년 정도 됐어요. 인스타그램은 6개월 전에 시작했고요. 젊은 친구들이 알려줘서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틱톡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넘긴 적도 있어요.


- 공연이 없는 날은 어떻게 보내세요?

지금은 간간이 지방 행사 MC나 공연에 섭외되곤 해요. 그래도 요즘은 홍대 거리 공연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에너지도 많이 받아요. 그래서 그런지 아프지도 않고요.


- 공연 준비는 어떻게 하시나요?

음향 장비를 챙기고, 머리도 손질하고, 가장 신경 쓰는 건 의상이죠. 예전에 옷 장사를 했던 덕분에 옷이 많고, 코디도 제가 직접 해요. 유행하는 노래와 춤은 유튜브 쇼츠나 틱톡으로 공부합니다. 주변 젊은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요.


- 공연 의상은 어떻게 고르세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고릅니다. 패션은 제 또 다른 표현이니까요.


-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요?

귀여운 걸 좋아해요. 유머가 있는 패션을 추구하죠. 흰색과 노란색 조합도 자주 입고요. 제 마스코트인 ‘잔망루피’ 인형도 자주 들고 다닙니다. 관객들도 좋아하고, 집에 굿즈도 많아요.


- 춤은 어떻게 이렇게 잘 추세요?

잘난 척하는 건 아니고요, 타고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루브를 몸으로 빨아들이듯 흡수해요. 안무도 금방 외우고, 춤선도 나이에 비해 괜찮다는 말을 들어요. 정말 안 되는 곡은 집에서 따로 연습도 합니다.


- 공연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이 있나요?

무대에서 제 끼를 마음껏 분출할 때, 그리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환호해 줄 때 정말 짜릿하죠. 전에 로제와 브루노마스의 'APT' 안무를 춘 적이 있는데, 외국인들과 함께 다 같이 춤추고 노래하며 놀았던 게 기억에 남아요.


- 가장 좋아하는 퍼포먼스 곡이 있나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제일 좋아해요. 신나게 뛸 수 있어서 관객 반응도 좋고, 저도 흥이 나거든요.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요?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해보고 싶어요. 저만의 춤선을 섞어서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너무 의식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이 들었다고 어른인 척하는 건 별로예요. 철들면 안 됩니다.(웃음)


- 나이 들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애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애처럼 행동하는 게 더 좋더라고요. 너무 어른처럼 굴기 싫어서 철없이 살다 보니 오히려 젊어지고, 예전보다 젊은 사람들의 말을 더 귀담아듣게 됐어요. 그들의 감각을 받아들이다 보면 생각도 유연해지는 걸 느낍니다.


-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좀 더 일찍 이 재능을 알았으면 좋았을 걸!(웃음)


-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마세요.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 것들이 정말 많아요. 지금 눈앞의 즐거움에 집중하며 살아보세요.


- 오늘 어떤 모습으로 사진에 담기고 싶으신가요?

'귀여움'과 '멋짐' 사이쯤이요. 중후함도 있고, 잔망스러움도 있고요.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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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 님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zanmanghappy/



사진 촬영 / 편집 김민희, 인하연

편집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