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텍 코치, 정하임
번쩍이는 조명, 울리는 비트, 서로 다른 리듬을 타며 춤을 추는 사람들. 그 중심에는 단연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금은 콜라텍 무대 위에서 인생의 2막을 즐기고 있는 정하임 님.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한 춤은 어느덧 삶의 중심이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은 그를 '콜라텍 코치'로 만들었습니다. 무대에서 빛나는 의상만큼이나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그는 오늘도 리듬에 몸을 맡긴 채, 나이라는 벽을 가볍게 넘어서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58년생 정하임입니다. 초등 교육에 42년을 헌신하고 2018년도에 정년 퇴직을 한 후,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해왔습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그 일이 싫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퇴직을 앞두고는 노년을 더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춤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 콜라텍과 춤은 언제부터 즐기기 시작하셨나요?
처음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어요. 평소에 외모 관리나 '미(美)'에 관심이 많아서 한약도 먹어보고, 주사도 맞아보고 별걸 다 해봤는데도 몸무게가 좀처럼 줄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누가 춤을 배우면 살이 잘 빠진다고 해서 스포츠댄스를 배우러 갔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곳이 '사교 댄스'라고 해서 처음에는 선입견 때문에 한 번도 나가보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평소에 운동을 함께 하던 언니가 "영등포에 춤 추러 가자"고 해서 한 번 따라가 봤는데, 들어서자마자 정말 새로운 세상이 펼처지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감동적이었죠. "아니, 이 나이에 다들 어떻게 이렇게 춤을 잘 추지?'하고, 그 이후에는 저도 본격적으로 다니게 되었죠.
- 콜라텍이 다른 공간과 가장 다르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콜라텍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 왔잖아요. 그런데 사실, 다른 운동하는 장소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에 가고, 골프를 치려면 골프장에 가듯이, 춤을 추고 싶으면 콜라텍에 가는 거예요. 그냥 춤을 위한 하나의 공간일 뿐이에요.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불량하다고 보는 선입견은 이제 버려야 해요.
- 콜라텍은 주로 며칠에 한 번씩 오시나요?
저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만 와요. 예전엔 퇴직하고 매일 온 적도 있었는데, 그땐 좀… 양아치가 된 기분이더라고요. (웃음) 매일 오는 사람과, 자기 할 일 다 하고 주말에 오는 사람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제가 또 콜라텍 코치잖아요. 보면 다 보여요.
- 콜라텍 오실 때 애정하는 옷이나 소품이 있으신가요?
가능하면 타이트하고 화려한 옷을 입으려고 해요. 그래서 우리 딸이 항상 "엄마, 제발 빨간색 좀 그만 입어!" 하고 핀잔을 주곤 하죠. (웃음) 오늘 입은 옷도 새로 산 거예요.
- 콜라텍 영업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여기는 낮 시간대에만 운영해요. 보통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고, 가장 붐비는 시간은 오후 2시쯤이에요. 요즘은 춤 추는 인구가 많아져서, 이게 거의 생활화됐다고 볼 수 있죠. 퇴근 시간도 빨라요. 다른 지역, 예를 들어 청량리 쪽에 가면 밤 10시까지 하는 곳도 있어요. 보통 1부, 2부로 나뉘는데, 여기는 12시부터 4시까지는 입장료를 받고, 4시 넘어서부터는 무료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어요.
- 춤을 추실 때 가장 매력적인 순간이 있으신가요?
오호호, 너무 적나라한가 싶기도 한데요. 흔히 사람들은 가장 짜릿한 순간을 말할 때 사랑이나 성적인 순간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보다 더 짜릿한 게 바로 춤이에요. 특히 멋있는 파트너랑 호흡이 딱 맞을 때, 그 리듬 속에서 느껴지는 쾌감은 말 그대로 전율이에요. 그날따라 파트너가 마음에 쏙 들면 “오늘은 심 봤다~” 하고 아주 신나게 춤을 춥니다. (웃음)
- 콜라텍에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신가요?
여긴 정말, 말 그대로 ‘인간 시장’이에요. 생긴 것도 다 다르고, 학벌도 다르고, 수입, 직업까지 정말 천차만별이에요. 수준 차이도 극과 극이고요. 그런데 콜라텍의 진짜 재미는 바로 남녀 간의 연애사예요. 커플도 가지각색인데, 꼭 ‘사랑과 전쟁’ 같아요. 분명 애인이 있는 남자인데, 누가 그 사람을 뺏어가기도 해요. 그런데 그 남자가 또 넘어가요.
- 돈 때문인가요?
맞아요. 그걸 보면서 문득 생각했죠. “이건 동물의 왕국이다!” 결국엔 힘 있는 자가 사랑을 쟁취하더라고요. (웃음)
- 선생님이 콜라텍 코치로 불리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예전에 콜라텍 관련 일보를 쓰면서 ‘내가 이 공간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그래, 코치가 되어보자!’고 결심했죠. 물론 춤 기술을 가르치는 건 아니에요. 콜라텍에서 생길 수 있는 고민이나 갈등, 개인적인 애로사항 같은 것들을 듣고 상담해드리는 역할이에요. 아무래도 여기 다니다 보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힘이 되어드리고 싶었어요.
- 그럼 '콜라텍 코치'로서 앞으로 콜라텍 문화가 어떻게 확산되길 바라시나요?
제 생각엔 나라에서 콜라텍 같은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봐요. 여기에 오는 분들은 어떻게 보면 애국자예요. 왜냐면 다들 건강하거든요. 대부분 노인이 되면 몸이 아프기 마련인데, 콜라텍에 오는 분들은 활기차고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 있어요.
-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엔 나이 든 사람을 괴물 같다거나, '틀딱'처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데 나이는 누구나 다 먹는 거잖아요. 제가 살아보니까, 나이 든 사람은 지식이 없을 수는 있어도 지혜는 꼭 있어요. 아니, 지식도 있고 지혜도 있는 분들도 정말 많고요. 그래서 저는 나이 드는 걸 ‘보물창고를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신 할머니들도 고민을 이야기하면, 각자의 방식으로 지혜롭게 조언해 주세요.
- 젊은 친구들에게 시니어 문화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나라에는 시니어 문화를 즐길 공간이 정말 부족해요. 갈 만한 곳도 많지 않고요. 그나마 돈 안 들이고 쉽게 올 수 있는 게 바로 댄스 무도장이에요. 그래서 저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꼭 여가 활동 하나쯤은 갖고 있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여러 가지 여가가 있겠지만, 제 생각엔 댄스만큼 경제적이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모두 좋은 활동은 드물어요. 자기들도 댄스를 배워야 해. 나도 등산이랑 콜라텍 가는 게 겹치는 날에는 춤추러 와요. 솔직히 누가 입장료 천 원, 이천 원 내고 이성 품에 안겨 춤출 수 있겠어요? (웃음) 게다가 여름에는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 오늘 어떤 모습으로 사진에 담기고 싶으신가요?
자연스럽고,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사진 촬영 / 편집 김민희, 인하연
편집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