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박사의 커리어
처음에 야심차게 이 브런치를 열었다.
회사생활을 하다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다시 맨땅에 헤딩하는 현실이 막막하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생각하니 브런치를 여는 것이 어려웠다.
이유가 뭘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참 많은데, brunch.co.kr 을 입력하고, 접속하는 이 쉬운 것이 되지 않았을까?
가장 큰 이유는 어떤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꺼내야할까 스스로도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인 것 같다.
박사과정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 외로움, 동시에 뿌듯함, 성취감.
그리고 박사를 받은 후 스스로 독립 연구자가 되어 나의 연구를 해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
이런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여있다보니, 무엇부터 하나씩 꺼내야할지 스스로도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던 것 같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잘 쓸 자신이 없어서였다.
논문스럽지 않게 글을 쓰고 싶은데, 쓰다보면 논문이 되가고 있었다. 레퍼러스만 없을 뿐.
나 자체는 편안하게 읽히는, 막힘없이 읽히는 글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내가 그런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보니,
과연 내가 쓰는 글이 브런치에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무의식 속에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이런 두려움, 걱정들이 가득차서, 첫 번째 글을 쓴 이후로 두 번째 글을 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2024년이 찾아왔고, 어느새 1/3이 지나갔다.
더이상 이렇게 방치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내 마음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글을 잘 쓰겠다는 부담감을 버리자.
그 동안 우당탕탕 거렸던 나의 경험을 써보자.
다시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