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다녀온 다낭, 호이안 맛집 기행
저가항공 취항이 본격화되면서 베트남 다낭이 꽤 유명해지려 할 쯤이었다. 더 많은 한국 여행객이 가기 전에 나는 먼저 빨리 다녀와야겠다 싶어 2년 전 6월, 다낭으로 떠났다. 그다음 해 2017년, 온 가족을 데리고 또 한 번 다녀왔다. 내가 경험한 베트남의 맛은 부모님도 분명 만족하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
올해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다낭과 호이안의 맛집, 그간 먹어본 식당들 중에 추천하고 싶은 곳만 골라 딱 5곳만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다낭보다 호이안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호이안 맛집이 대부분이지만^^)
실패하기가 더 어려운
다낭, 호이안 맛집 BEST 5
우연히 지나가다가 먹게 되었는데 온 가족이 극찬했던 맛집, 모닝글로리.
모닝글로리는 원래 호이안에서 오래동안 가장 인기 많은 식당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호이안 투폰강 바로 옆 식당가 초입에 유독 줄 서 있는 사람이 많은 식당을 본다면 바로 그곳이다. 호텔 프런트에 유명한 식당을 물어봐도 먼저 말해주는 곳은 모닝글로리였고,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리뷰가 무려 1만 3천 개가 넘는데도 4.5점 이상을 받는 대단한 맛집이다.
솔직히 나는 이름만 유명한가 싶어서 첫 해 여행에는 시도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두 번째 여행 중 호이안 올드타운을 돌아다니다가 어? 외국인들이 엄청 많네, 분위기도 좋은데 유명한 모닝글로리에서 저녁을 먹어보자 하고.. 기다리게 된 것이다. 먹고 난 후의 소감은... 왜 작년에 안 먹었을까? 하는 후회였다는 사실!!
모닝글로리는 건물이 여러 개인데 사람이 너무 많아지자 옆 건물로 안내를 해주어서 우리는 모닝글로리 2(cargo club)에서 식사를 했다. 그 일대에 자매 식당을 운영하면서 다양하게 이용하는 것 같았다. 본점에서 먹고 샆다면 꼭 미리 예약을 하자. walk in이었기에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 가족은 자매 건물로 이동해 식사를 했다. 테라스 창가에 앉으면 좋겠지만 자리가 없어 우리는 에어컨이 없는 1층에 앉았다. 나는 더운데 부모님은 일층이 더 좋다고 하셨다...
화이트 로즈가 유명한 메뉴라서 왔는데 그날따라 화이트 로즈가 안 된다고 했다. 메뉴가 다르니 다른 식당 아니냐는 우리의 질문에 직원은 주방이 같다며 패밀리라며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키려 했다. 그래도 의심의 눈초리를 버리지 못하는 나... 왜 오늘 화이트 로즈가 없냐고요.. 그래도 본점에서 기다릴 거 그랬나 하고 또 후회를 하려던 순간 우리의 음식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제대로 알고 간 메뉴는 없었다. 메뉴를 찬찬히 보고 다양하게 조리된 여러 음식을 골랐다. 소고기, 새우가 든 카레, 파파야 샐러드, 언제나 실패 없는 모닝글로리(나물무침),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맥주.
역시, 베트남 음식에 실패는 없었다.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시켜 먹었을 뿐. 우리가 운 좋게 메뉴를 좀 잘 골랐는지 모르겠지만 가족 모두 다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불러온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기분 좋게 나와, 색색 등이 화려하게 켜져 있는 허이안 고도시를 거닐었다. 팝송이 강가에서 들려왔다. 고대도시의 분위기 속에서 듣는 팝송 버스킹이라. 이상하게 더 낭만적인 호이안의 첫날밤이었다.
정말, 소울 키친은 유명하다. 한국인들에게도 이제 핫플레이스인데, 딱 들어서는 순간 정원 같은 분위기에 눈이 한번 휘둥그레지고, 힙스럽고 감각스런 음악 선곡에 귀가 즐거워지는 그런 곳이다. 친구들과 온다면 밤에 꼭 가보고 싶은 DJ파티가 열리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음식은 맛있으려나 의심스러웠다. 한국인도 꽤 많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걸 보니 사진만 예쁘게 나오는 블로거 맛집인가 오해도 했었다. 역시, 음식을 먹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법.
어떻게 맛없는 메뉴가 하나도 없나, 고기는 질기지도 않고 왜 이리 맛있냐, 정말 감탄하면서 먹었던 점심이다. 아니면 내가 메뉴 선택을 너무 잘했거나?! 바다수영을 한 뒤라 배가 고팠기도 했지만, 그다음 날 갔던 근처 다른 식당에서는 이 맛이 나지 않았다. 분위기도 여기가 훨씬 좋다. 확실히 손님이 많아 회전율이 빠르고 해산물도 신선하다. 오징어도 탱탱하고 부드러웠다. (단, 한국인 많음 주의, 제주도와 비교 말자)
다음 여행에는, 호이안 안방 비치에만 있고 싶다. 에메랄드 빛은 아니었지만 그냥 앉아만 있어도 너무 좋았던 안방 비치를 잊을 수 없다.
내 인생 첫 분짜는 이곳이었다. 저 간판 사진을 보고서 지도를 찍고 찾아갔던 하노이 슈아.
지금은 분짜를 파는 베트남 식당이 한국에도 많이 생겼지만, 2년 전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으니 수십 번 쌀국수는 먹어봤어도 분짜라는 메뉴는 듣도 보도 못한 때였다. 베트남에는 ‘분짜’라는 독특한 국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던 곳인데, 이제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맛집이 된 듯하다.
이곳은 딱 봐도 현지인 맛집이다. 윙 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돌아가는 선풍기, 꾸밈없는 초라한 내부, 관광객이 앉아있기 어색할 정도로 현지 사람들로 꽉 찼던 식당. (물론 지금은 다르겠지?!)
이곳은 오전에 꼭 가야 한다. 오후에는 장사를 안 할뿐더러 오전에도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으니 아점으로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1시에 문닫는데 재료 떨어지면 더 빨리 닫음)
마늘이 테이블마다 있는데, 달달한 분짜를 먹다가 한입씩 먹으면 입맛이 더 살아난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국물은 좀 충격적이었지만 극강의 단짠이라 할 수 있는 느억맘 국물에 고기와 야채, 쌀국수를 말아먹으니 어찌나 맛있는지 그 이후 분짜는 한국에서도 베트남 음식점을 가면 꼭 찾게 되는 나의 페이브릿 디쉬가 되었다. (단맛 주의. 분짜는 달다 아주 달달한 음식이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맛이라는 평이 어울리는 집이다. 호이안에서 쌀국수와 분짜로 유명한 집 중 하나. 이곳에서는 쌀국수와 분짜를 비롯해 골고루 시켜보았다.
역시 분짜와 쌀국수는 실패가 없다. 쌀국수로 만든 모든 음식이 만족스러웠다. 망고주스도 달콤하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좀 정신이 없긴 했는데, 가게 분위기가 깔끔한 곳을 원한다면 추천. (한국인 많음)
모닝글로리 레스토랑 다음으로, 정말 어마어마한 줄을 보았다. 오래 기다린 만큼 정말 깜짝 놀랄 맛이었다. 바게트가 그냥 그렇겠지가 아니다. 이런 빵맛이?! 이런 고기 맛이?! 하게 되는 반미 맛집.
한입 물면 바삭하게 부서지는 바게트 빵 소리와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고기, 야채, 소스의 맛이 환상적이어서 낮에 먹은 그 맛있던 분짜 맛도 잊게 만들 지경이다. 나도 모르게 내일 또 사 먹어야지 하고 다짐하게 되는, 1일 1 반미 나도 모르게 다짐하게 만드는 그런 맛.
매일 밤 1천 원에 신선하게 야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사자마자 먹어야 맛있다.
양이 많다고 남겨두었다가 다음 날 먹으면 그 맛이 안 난다. 매일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사 먹자.
한국에서 먹은 반미는 절대 반미가 아니다. 여기서 꼭꼭 먹어보자.
보너스 꿀팁! 인기폭발인 반미 프엉에는 밤보다 낮에 손님이 적었다. 그리고 줄이 길어도 식당 내부에는 자리가 있을 수 있으니 직원에게 자리가 있는지 꼭 물어보자. 테이크아웃 줄이 엄청~ 나기 때문에 착석해서 먹을 경우 금방 자리에 앉을 수도 있다.
포슈아 식당 맞은편에 안보이던 큰 한국어 간판이 생겨서 깜짝 놀랐다. 한국어로 베일 웰(베일 우물이라고 해석 한글 간판까지 있다;;)이라고 떡하니 간판이 새로 생긴, 이제는 모두에게 유명해진 반세오 맛집, 베일 웰.(한국어 간판은 안 찍음)
2년 전에 처음 이 곳을 찾아갔던 이유는 론리플래닛의 맛집으로 소개되었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그때도 드문드문 한국 관광객이 왔지만 꽤 간판이 작아서 찾기가 힘들어 땀을 뻘뻘 흘리며 골목을 뒤졌던 생각이 난다. 이제는 밖에 간판도 새로 달고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국어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 구석에 숨겨진 맛집이 한국인에게 아주 유명한 식당이 됐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는데,,, 한국 간판 보니까 왜 가기 싫어지는지. 로컬 감흥이 떨어지잖아. 그래도 다낭에서 먹었던 패스트푸드 같은 반세오 식당보다 푸짐하고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었기에 반세오 미경험자들에게 추천한다.
로컬 식당이라 허름하다. 청결한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사실 이런 분위기의 꾸밈없는 로컬 식당을 좋아한다. 저렴해 보이는 스테인리스 식탁, 스테인리스 의자. 그것이 베트남 로컬의 분위기니까.
자리에 앉으면 바로 음식을 인분에 맞게 가져다준다. 따로 메뉴 주문을 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주인아주머니나 직원이 어떻게 싸 먹지는 시범을 보여주는데, 이것저것 꼬치에 나온 구운 고기(햄 같은데)와 야채 등을 넣고 라이스페이퍼와 함께 쌈을 싸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김치와 비슷한 절인 배추도 나와서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망고주스를 곁들이면(좀 싱겁더라) 꿀맛.
월남쌈만 먹다가 유사한 새로운 음식을 먹으니 재밌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튀겨서 바싹한 라이스페이퍼에도 쌈을 싸 먹는구나. 제법 고소하니 맛있구나.
어디나 관광객으로 붐비면 그때 그 맛이 안 날 수도 있다. 다시 방문했을 땐 그곳의 서비스가, 음식의 양이 줄어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내가 애정 하는 다낭, 호이안의 맛집들.
변치 않고 로컬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맛집으로 남아 주어 다시 방문해서도 처음 그 맛을 느낄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