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갔다 감동 받고온 의외의 맛기행
10년 만에 재방문하게 된 후쿠오카.
일본 마니아를 따라 단체로 즐겁게 먹고 돌아다녔던 2016년 10월의 후쿠오카 먹방 기록.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처음 먹어본 일본식 코스요리인 가이세키였다! 우리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하나하나 차려지기 시작했다. 료칸마다 메뉴가 다르다고 하는데, 바닷가 근처에 있는 료칸이어서 그런지 싱싱한 해산물 중심으로 차려졌다.
정말 어쩜 이렇게 하나하나 다 맛있을 수 있나?
특히 도미회, 머리 찜은 그냥 입에서 살살 녹았다.
후쿠오카 가서 처음 맛본 호로요이도 함께 했다.
밖에서 사 온 술도 양해를 구하니 마시게 해주셔서 반주로 곁들여 먹었다.
료칸에서 만찬을 먹고 온천을 하고 잠을 자고나니아침이 되었다.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라고 해서 식당에 갔더니.
세상에, 이 경치 좀 보소.
파도가 눈 앞까지 달려오는 이 경치를 보면서 이토록 정갈한 아침을 먹을 수 있다니.
고등어구이, 계란말이, 명란젓, 두부, 미소국 등 일반적인 일본 정식 메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현해탄의 멋진 운치가 더해져 여행 중 정점을 찍었던 아침식사는 감동 그 자체였다.
둘째날 저녁이자 마지막 저녁으로는 한국인들에게 500엔 스시로 유명한 일본식당에 갔다. 블로그 맛집을 검증하는 시간인셈이다.
여기서 주인장의 추천을 받아 맛본, 마구로스시는 진짜 깜짝 놀랄만한 맛이다. 이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분명 참치함바그인데 참치맛이 아니라 소고기 맛이 났다.
모두 이거 소고기 스테이크 아니냐고 되물을 정도였으니.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500엔 스시는 당연히 맛이 괜찮고(이건 테이블당 1개만 주문가능, 미끼메뉴인 셈), 구운교자, 명란계란말이, 파인애플사와, 싱싱한 시샤모구이까지 신선도가 높아 만족스러웠다.
실패한 메뉴가 없어서 마지막 날 저녁도 알차게 먹었다.
'포장마차 거리'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설렌다. 나카스라는 곳에 가면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진풍경을 이룬다.
거의 대부분이 만석이다. 1~2명은 금세 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여럿이서 가면 제법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자리가 많은 가게를 선택해 아무 데나 갔다. 어묵은 맛있는데 라면은 보통 맛이었다. 좀 더 줄 서 있을 걸 그랬나.
나카스의 밤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던 짧은 시간이 지나갔다.
포장마차로 가는 길에 보았던 야외 레슬링 현장. 이 추운 밤에 벗고 경기를 하다니. 일본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스포츠인 것 같다.
모지항에 잠시 구경 갔다가 갑자기 먹게 된 길거리 음식들. 점심을 막 먹은터라 배가 불렀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순 없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방문했을 때와 달리 벼룩시장도 열리고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언제 오픈하는지는 모름)
왕문어가 든 타코야키도 사 먹고 이를 모를 음식도 사 먹고, 치즈 스틱도 사 먹고(이건 비추), 못 먹더라고 구경해보고.
눈이 즐겁고 입도 즐거웠던 모지코에서의 오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모지항 주변에 야키카레가 유명하다고 해서 야키카레를 먹으러 갔다.
음, 오븐에 한번 구워낸 카레 맛이다.
생각보다 짠맛으로 특별한 감동은 없었다. 시푸드 야키카레는 맛있었다.
모지항에는 야키카레 집이 아주 많으니 눈에 보이는대로 가도 될 것 같다. 일부러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맛은 아닌 것 같다.
공장 견학은 사실 아마 관심 없을 것이다. 역시나 설명은 지루했고 별로 감동이 없다. 마지막 시식 타임이 모두가 기다리던 시간이다
갓 만들어진 싱싱한 맥주 맛을 볼 수 있으니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하고 갔는데, 예약 오류가 나서 이름이 명단에 없었지만 그냥 투어에 포함해 주어서 무사히 공장 투어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시식코너에서 생맥주는 무한으로 제공되고, 팀별로 자리를 배치해주는데 간단한 스낵도 제공한다.
(배불러서 두 잔 먹으면 더 못 마신다는 게 함정ㅜ)
인테리어가 너무 이뻐서 꼭 한번 들린다는 다자이후 거리의 스타벅스.
그냥 따라왔는데 너무 이뻐서 사진 찰칵.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게 주문을 도와준다.
라테 맛도 뭔가 한국과 다르구나.
비가 와서 더 이뻤던 다자이후 거리. 길거리 음식도 많이 파는데 해가 지니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둘째 날에는 에어비엔비로 빌린 일본 가정집에서 잤는데,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 하므로,
전날 밤에 편의점에서 사 온 간편식으로 해결했다. 비주얼만 봐도 보통이 아니었던 일본의 편의점 간편식들!
아시다시피 고퀄이라 실패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 한번 드셔보시길.
이렇게 후쿠오카 먹방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