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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임 May 06. 2016

보랏빛 하늘이 아니어도,

하루에 한 번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면

분홍빛 보랏빛으로 하늘 전체가 물들었다. 초저녁부터 야외에서 바비큐 준비에 한창이던 우리는 고개를 들고, "와아 정말 이쁜 하늘이다" 하며 하던 일을 멈추고 어린아이처럼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았다.

해질 무렵 노을을, 붉은 하늘을 본 게 언제였던가. 일주일 내내 해가 진 후 어둑한 퇴근길을 가면서 나는 그저 터덜터덜 바닥을 보며 걸었고 길거리의 술 취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다. 어지러이 불 켜진 상가들, 화려하게 네온사인을 밝힌 고층 빌딩들 사이를 그렇게 매일 생각 없이 지나갈 뿐이었다. 나의 하루는 꼭 그렇게 저물었고 무거운 피로만큼 공허함이 찾아왔다. 종일 앉아 일을 하는데 일은 끝없이 밀려왔고 끝냈다는 보람보다 무기력함을 더 느꼈던 것 같다. 꼭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어차피 아무리 해도 줄지 않을 일인 것을.       

이렇게 매혹적인 하늘이 아니어도 하루에 한 번은 하늘을 바라다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 없이 한주를 보내는 습관도 이제는 좀 내려놓아야겠다. 주말의 짧은 휴식과 일탈은 진정한 쉼이 될 수 없기에 이제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하루 한 번 하늘을 바라다볼 수 있는 여유를 스스로 가지는 것에서 시작해볼까.
지금 바로 이 순간부터.

양평 보랏빛 하늘 @201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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